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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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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08 조회수588 추천수5 반대(0)

제가 태어나서 유아세례를 받은 성당은 전주에 있는 전동성당입니다. 전주의 한옥마을 가까이에 위치한 전동성당은 한국 교회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가 순교한 곳에서 세워졌습니다. 지금은 순례자와 관광객들이 찾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저는 어려서 서울로 올라와서 지금은 중앙동성당으로 이름이 바뀐 봉천동성당에 다녔습니다. 그 성당에서 첫영성체를 하고,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1991년 사제서품을 받은 후에는 첫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교우들은 성당은 특정한 장소에 세워진 건물로 이해할 것입니다. 성당의 기능은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는 곳이고, 교우들이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예배의 가장 큰 형태는 성체성사로 미사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밖에 다양한 전례를 통해서 예배가 이루어집니다. 혼배, 장례미사가 있고, 성모의 밤과 같은 전례가 있습니다. 학생 때 성당은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성당에서 예술제가 있었고, 성당에서 교리가 있었습니다. 유럽의 도시는 먼저 성당이 세워지고 성당을 중심으로 다른 건물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성당은 신앙과 생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신학교에서 교회론을 배우면서 성당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특정한 장소에 세워진 건물로서의 성당은 제도로서의 교회입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드러나는 성사로서의 교회가 있습니다. 용산참사의 현장에서 매일 미사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억울한 이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그곳을 성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위로하는 미사가 광화문에서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죽은 영혼을 기억하는 그곳을 성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전방에서 군인들을 위한 미사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철책으로 둘러싸인 그곳을 성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성지순례 중에 광야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사람들은 삭막한 광야에서 하느님의 침묵을 묵상하는 그곳을 성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위령의 날에 교구는 용산 성직자 묘지와 용인 성직자 묘지에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그곳을 성당이라고 불렀습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주일미사 참례자들이 많이 줄었다고 걱정합니다. 교우들이 다시금 주일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는 성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들의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예배와 친교의 장소인 성당도 필요합니다. 경건함과 엄숙함이 드러나는 성당도 필요합니다. 많은 예술 작품이 영적인 충만함을 드러내는 성당도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세우려고 했던 교회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드러나는 성당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세우려고 했던 교회는 하느님 백성들의 공동체로 드러나는 성당입니다. 교회의 위기가 있다면 제도로서의 교회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교회의 위기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드러나는 성사로서의 교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위기는 하느님 백성들의 공동체가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들의 독선과 교만이 교회를 병들게 합니다. 십자가와 나눔을 외면하는 신앙생활이 교회를 병들게 합니다. 성직자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야 합니다. 성직자들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야 합니다.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땀을 닦아 주었던 베로니카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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