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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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11-25 | 조회수446 | 추천수3 | 반대(0) |
교회의 전례는 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연중 마지막 주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대림시기가 시작되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2023년을 돌아보며 이런 질문을 해 보고 싶습니다. “2023년 한 해가가 저물어갑니다. 여러분 살림살이는 좀 좋아지셨습니까? 원하는 일들은 잘 이루어지셨습니까? 신앙의 열매는 많이 맺었습니까?” 제게 2023년은 ‘성지순례’로 시작한 1년이었습니다. 1월에는 이스라엘과 과달루페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2월에는 LA 라파엘 성당 신문홍보를 다녀왔습니다. 3월에는 토론토 예수성심 성당 신문홍보를 다녀왔습니다. 4월에는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5월에는 그리스 터키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6월에는 이탈리아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7월에는 쿠르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8월에는 LA 아그네스 성당 신문홍보를 다녀왔습니다. 9월에는 뉴욕에 머물렀습니다. 10월에는 한국 성지순례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11월에는 LA 프란치스코 성당 신문홍보를 다녀왔습니다. 시편 23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 시편 23장에서 다윗이 고백한 것처럼 주님께서 저를 이끌어 주시어 먼 길 무탈하게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신학생 때입니다. 기숙사에서 공동생활하고, 함께 기도하고, 미사 봉헌하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한 학기에 두 번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것이 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입니다. 강론 없는 미사는 언제든지 좋아하는 것처럼 시험 없는 신학교생활은 천국과 같습니다. 하지만 강론 없는 미사는 없는 것처럼 시험 없는 신학교생활도 없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치면 학사대표가 ‘노란봉투’를 나누어 주곤 합니다. 노란봉투는 월급봉투가 아니고, 성적이 70점 미만인 학생들에게 주는 ‘경고편지’입니다. 기말고사에서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과목낙제가 되고 2과목 이상이 되면 유급을 하게 됩니다. 감사하게도 노란봉투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늘 경계선상에 있었습니다. 신학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했던 신부님이 있습니다. 교회사를 가르치셨던 신부님입니다. 신부님께서는 함께 농구를 하셨고, 언제나 따뜻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신학생들이 신부님을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셨기 때문입니다. 신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문제를 5개 정도 알려 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3개가 시험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복불복(福不福)으로 찍어서 공부만 하지 않으면 신부님께서는 좋은 점수를 주셨습니다. 저도 신부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본당에서 ‘대림, 사순’ 문제 풀이를 할 때면 미리 100문제를 알려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25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교우들이 100문제를 열심히 풀면 모두가 100점을 맞을 수 있도록 답도 친절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시험의 목적이 성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험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교우들이 교리를 알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 주십니다. 신학생들이 좋아하고 존경했던 신부님처럼 예수님께서도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만이 풀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만이 풀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체력이 엄청 좋은 사람만이 풀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빈부귀천 구별 없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런 걸 두고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은 죽 먹기, 누워서 떡먹기’라고 합니다. 시험문제는 있는데 제한 시간도 없습니다. 몇 번해야 한다는 기준도 없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시험문제입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예수님께서는 친절하게도 문제의 답도 알려 주셨습니다. 이것이 문제의 답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우리가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 수만 있다면, 우리가 절망 중에 있는 이웃에게 따뜻한 위로를 줄 수만 있다면, 우리가 슬퍼하는 이웃의 슬픔을 함께 공감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잘못한 이웃을 용서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예수님께 이런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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