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십자가 지겠다는 오직 그 마음으로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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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4-01-25 | 조회수417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십자가 지겠다는 오직 그 마음으로 /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마르 16,15-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오셔서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 받는 이는 구원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란다. 우리 인간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피조물로 향해야 할 우리란다. 이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내린 ‘사명’이다. 이렇게 보면, 복음 선포는 창세기 본디의 회복이다. 무엇보다 먼저 파괴된 인간성이 회복으로 우리가 올바른 눈과 가치관을 가질 때에, 비로소 ‘창조의 실상’을 바로 볼게다. 바오로 사도는 소아시아의 타르수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율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교육받은 유다인이었다.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그였으나,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극적으로 체험하고 회심한 뒤 되레 그리스도의 선교사로 변신했다. 그의 회심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날 그 길에 빛이 번쩍이고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라는 예수님의 당찬 음성을 듣는 순간, 대찬 그도 돌아설 수밖에. 이 한 번의 들음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꾼다. 이렇게 참된 회심은 ‘들음’에서 이루어진다. 자비의 하느님 말씀을 듣기 시작할 때, 우리의 믿음은 엄청난 영적인 힘을 되찾는다. 그처럼 그에게 일어난 그 변화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의당 일어날 게다. 예수님을 얻으려는 그 열망, 예수님 안에 머물려는 희망과 함께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라는 예수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꼭 이루어지리라. 이런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그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지리라. 이는 교회 역사에 엄청난 지각 변동을 가져온다. 그는 많은 이방인을 어둠에서 빛으로 돌아서게 하였다. 이렇게 그는 주님 현존을 체험하고는 복음 선포의 으뜸가는 사도가 되었다. 이 은총은 그 어떤 그리스도인에게서 찾을 수 없는 하느님의 ‘크시고도 큰 자비’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러한 큰 은총은 동시에 그만큼 커다란 십자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 의미한다. 하느님 지혜는 세상 것과는 다르니까. 그는 우리 신앙은 하느님에 의한 예수님의 부활에서 드러난 그분 신비에 기초한 것이어야지, 인간적 지혜나 서툰 것에 기초해서는 안 될게다. 그러면 우리의 신앙생활 중심에 하느님을 저 멀리로 밀려나게 만들고, 오히려 욕심에 오염된 세속의 지혜를 우리에게로 오게 할게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라는 예수님 말씀으로 회개한 이는 많다. 사실 마리아 막달레나, 세관장 자캐오는 지상에서의 예수님과 직접 만나 이루어졌지만, 바오로 사도의 회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이루어졌다. 이는 다마스쿠스에 살던 믿음의 사람들을 잡아 예루살렘으로 압송하려던 청년이, 빛이신 예수님을 신비롭게 만나면서 이뤄진 회개였다. 그의 회심은 유다인만이 아닌 이방인도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그를 선택하셨다. 어쩌면 그의 회개는 스테파노 부제의 순교에서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사울이라고 불렸던 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라는 부제의 기도를 들었다. 그의 회개는 순교자의 희생에서 시작되어,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는 크나큰 원동력이었다. 그는 개종한 뒤 잠재된 영원한 생명을 드러내는 사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고달픈 선교 여행과 순교의 고통을 포함한 십자가의 길에 있는 빛나는 은총이었다. 십자가 없는 은총은 결단코 없다. 우리도 이런 은총을 주님께 바란다면, 우선 걸맞은 십자가를 기꺼이 지겠다는, 그 마음만은 가져야만 할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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