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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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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08 조회수352 추천수8 반대(0)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Eureka)’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유레카는 뜻밖의 발견을 했을 때 외치는 감탄사입니다. 꽉 막힌 문제가 어느 순간에 풀렸을 때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순금과 같은 무게인 물체를 물에 넣어 순금이 밀어내는 물의 양과 다른 물체가 밀어내는 물의 양을 비교하여 순금인지 합금인지 알아내었다고 합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목욕탕에서도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은 염화시중(拈華示衆)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부처님이 영산회에서 연꽃 한 송이를 대중에게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므로 그에게 불교의 진리를 주었다고 하는 데서 유래합니다. 유레카는 아니지만 살면서 기분 좋은 일이 더러 있습니다. 약속시간에 조금 늦을 것 같았는데 상대방이 늦을 것 같다고 문자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급하게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여유 있게 약속시간에 나갈 수 있습니다. 염화시중은 아니지만 찌찌뽕이 있습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삶에 유레카와 염화시중이 있다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복음서는 희랍어로 기록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람어로 복음을 선포하셨지만 복음서가 희랍어로 기록된 것은 복음을 듣는 대상들이 희랍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이스라엘을 넘어 아시아로 전파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희랍어는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였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대부분 희랍어로 표현했지만 3가지 말은 아람어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유는 그 말이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케파입니다. 케파는 바위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을 만났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고 불릴 것이다.” 케파는 희랍어로 베드로라는 뜻이고, 베드로는 우리말로는 바위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복음서 저자는 베드로에 천국의 열쇠를 맡겨 주시는 그 특별한 순간에 케파라는 아람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탈리타쿰입니다. 탈리타쿰은 일어나라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소녀를 찾아가셨습니다. 사람들은 소녀가 이미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이미 죽어있는 소녀에게 탈리타쿰이라고 하셨습니다. 신앙은 일어나는 것입니다. 부활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에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불신에서 믿음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분노에서 용서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교만에서 겸손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25세에 죽고 75세까지 묻히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인생의 잠재력을 완전히 경험하지 못하고 자신의 열정과 꿈을 추구하지 못한 채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절망 중에 있다면, 불신 중에 있다면, 분노 중에 있다면, 교만 중에 있다면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모르고 산다면 그것은 신앙인의 삶이 아닙니다. 복음서 저자는 죽은 이를 살리는 특별한 순간에 탈리타쿰이라는 아람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에파타입니다. 에파타는 열려라라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에파타!” 열려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를 시작하였던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도 교회의 창문을 열자고 하였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통하는 주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 가르침은 낯선 곳의 긴장도 쉽게 풀어주고, 새로운 만남을 곧 친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만 잘 지키면 우리는 닫힌 문을 열수 있을 겁니다. “남에게 원하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충실하게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둘을 식별하는 지혜를 청하는 것입니다. 복음서의 저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특별한 순간에 에파타라는 아람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주님은 그들과 함께 일하시며 표징으로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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