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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6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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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1 조회수222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은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오늘 제1독서, 2독서, 복음 이렇게 세 세트를 통해 전체 복음묵상을 한번 해보면서 느끼는 단상이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기까지 걷게 되는 과정이 바로 '생로병사'입니다. 생로병사 중에서 유일하게 경험하지 않을 수 있는 과정 중에 하나가 '병'입니다. 짧게는 병에 걸릴 수 있지만 전체 과정을 크게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병은 인간을 위축시키고 또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참으로 곤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병도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육체적인 병과 정신적인 병입니다. 사람들은 육체의 병은 겁을 내고 두려워합니다. 정신적인 병도 물론 꺼리기는 하지만 육체적인 병만큼은 덜합니다. 혹은 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육체의 병은 생명과도 직결이 되지만 정신적인 병은 달리 말하면 마음의 병은 생명의 위협으로부터는 조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는 동의를 하긴 합니다만 사실 이런 면에서 달리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세상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태도입니다. 그럼 신앙인은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오늘 주일 복음이라서가 아니라 평소 아니 오랜 세월 동안 묵상한 내용입니다. 

 

신앙인은 육체의 질병도 두려워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신, 마음의 병을 더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육체가 병든 건 걱정을 해도 영혼이 병든 건 잘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이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이것보다도 더 큰 문제는 영혼이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저는 육체는 아주 건강하지만 영혼이 병든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성당을 다니다보면 원래 고해성사를 봐야 하는데도 일년에 두 번 판공성사 때만 어쩔 수 없이 성사를 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비단 고해성사를 두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왜 제가 육신의 병보다 마음의 병을 강조하는가는 바로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육체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병들게 돼 있습니다. 그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특별한 경우 아니면 말말입니다. 이와 같은 조건에서 변수는 하나입니다. 영혼이 건강한 상태로 하느님 나라로 가느냐 아니면 병든 상태로 가느냐입니다. 안 떠날 수만 있다면 모를까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신세라면 육신이 병들어 떠나는 것도 안타까운데 영혼마저 병든 상태로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 나라로 간다면 그 모습은 가히 참으로 너무나도 불쌍한 영혼 같다는 생각을 해보면 우리는 육체 못지않게 영혼 관리도 잘 해야 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제의 수요일도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곧 사순이 시작됩니다. 사순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회개. 성찰, 수난, 절제 기타 등등 많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유한한 이 세상에서 육체의 병은 우리가 완전히 통제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영혼만큼은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영혼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하는 저 자신도 그렇다면 영혼이 건강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나약한 인간입니다. 저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사소한 죄를 짖습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봅니다. 최소 보름에 한 번은 봅니다. 얼마 전에는 원래는 성사를 볼 만한 소재는 아니지만 먼저 그런 사실을 신부님께 말씀을 드리고 성사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에 운전 중에 갑자기 뛰어드는 고양이를 아마 로드킬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참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저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태어나서 벌레는 모르겠지만 생명체를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제가 죽음에 이르게 한 것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로드킬 한 장소를 지날 때마다 제 마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아무리 동물이지만 그 동물도 생명을 가지고 있고 우리 인간들과 함께 공존한다면 그 생명도 아껴줘야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 고양이 사건은 성사를 볼 상황의 죄도 아니지만 왜 제가 성사를 보셨는지 아십니까? 바로 생명은 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한 가지 중요한 걸 묵상한 게 있습니다. 이런 생명도 훼손한 것을 보고 마음이 괴로운데 저도 살면서 사소한 것이지만 남을 비판하는 말을 했을 때를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이건 고양이 사건보다도 더 비중이 있는 일인데도 그만큼 가슴 아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두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죄도 아니고 또 신앙 안에서 봐도 소죄에 불과하지만 아무리 소죄라고 해도 그 소죄도 자꾸 반복되면 나중에는 죄성에 길들여져 소죄도 중죄로 발전할 수가 있기 때문에 평소에 소죄도 짖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지 않으면 먼 훗날 하느님 만나러 갈 땐 영혼이 병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아찔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언젠가 하느님 앞에 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나약한 인간이라 죄를 짓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죄를 덜 지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고 성찰하고 반성을 하는 노력을 하면 그 노력을 하느님께서 가상히 여겨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만 된다고 해도 영혼이 건강한 상태로 하느님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육체의 병도 잘 관리를 해야 되지만 자신의 영혼의 상태도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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