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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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2-17 | 조회수17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루카 5,27ㄴ-32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저는 필요한 사람입니다. 가지고 싶은게 많아 돈이 필요하고,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며, 사랑이 필요합니다. 힘들고 괴로울 땐 위로가 필요하고, 마음을 함께 나눌 친구가 필요하며, 그 무엇보다 내 삶을 주관하시고 살피시는 하느님이 필요한, 여러가지로 부족하고 허물도 많은, 평범은 고사하고 한참 모자란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곤경에 처한 이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고, 슬픔과 괴로움에 빠진 이들에게 필요한 이가 되고 싶습니다. 공동체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보다 어느 부분에서든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공동체에 꼭 필요한 사람이 못되더라도 최소한 어느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유일한 사람, 그의 참된 행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필요한 사람’에서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변화된다는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려면 나를 내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곤경에 처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그만큼 내것을 더 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큰 문제를 겪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상담이 필요하고 그만큼 그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애정 결핍이 심한 사람일수록 더 큰 사랑을 필요로 하고 그만큼 받지 못하고 주기만 하는 일방적 헌신을 더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세심한 배려와 사랑을 필요로 하고 그만큼 신경쓰고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머리가 더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생각하다보면 내가 정말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십니다. 예수님이 오늘 부르신 레위는 사람들의 무시와 냉대, 그로 인한 외로움과 고독으로 마음 속에 도무지 채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생겨 그걸 돈과 권력이라는 세상의 것들로 채우려고 애쓰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의 우리보다 ‘무엇을 필요로 하는 사람’쪽에 더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예수님을 만나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 조건없는 용서와 사랑을 받았고, ‘나는 니가 필요하다’는 인정과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흠모하고 따르는 이로부터 ‘너는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함께 한다는건 참으로 마음 뿌듯하고 기쁜 일이지요. 그 힘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던 사람이었던 레위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인 마태오로 변화될 수 있었던 겁니다.
주님께서 이제 나를 부르십니다. 내가 주님을 필요로 했을 때 당신 사랑으로 나를 채워주셨듯이, 도움과 보살핌, 위로와 힘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내가 가진 재물과 능력을, 내 시간과 삶을 내어주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레위가 했던 회개의 모습입니다. 참된 회개는 그저 잘못을 뉘우치는게 아닙니다. 나의 필요에 응답해주신 주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 또한 다른 이의 필요에 사랑으로 응답해주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사는 그곳에서 하느님 나라의 잔치를 미리 맛보는 참된 기쁨의 잔치가 벌어질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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