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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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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20 조회수379 추천수5 반대(0)

사순 제1주간 수요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01년입니다. 저는 버스 운전을 위해서 대형면허시험을 보았습니다. 성당에 25인 승 버스가 있었는데 운전하려면 대형면허가 있어야 했습니다. 본당에서 3명이 시험을 보았는데 다행이도 저만 불합격했습니다. 봉사자 2명은 합격해서 25인승 버스를 몰고 교우들이 성당에 올 수 있도록 운행했습니다. 대형면허의 합격 기준은 사제와 평신도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코스를 정해진 시간 안에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 긴장해서 시간초과로 떨어졌습니다. 맞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가 대형면허 합격의 기준입니다. 나중에 아버지는 제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신부님이 대형면허 시험 불합격 한 것도 모두 하느님의 뜻입니다. 젊은 신부님이 버스 운전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입니다.’ 사실 저는 운전을 그리 잘 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왕에 25인승 버스가 생겼으니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형제님들은 운전 경험도 많았고, 연습도 열심히 해서 합격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대형면허 시험을 보았다는 자부심은 경험했습니다.

 

미국에서 대형면허 시험을 보았던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제님은 감독관과 계속 논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운행 중에 갑자기 앞에서 차가 나왔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감독관이 그렇게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답니다. 저 같으면 미안합니다.’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형제님은 이런 긴급 상황에서 당신 같으면 급브레이크 안 밟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길에 눈이 쌓여서 버스가 덜컹거렸다고 합니다. 감독관이 운전을 그렇게 덜컹거리면서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답니다. 저 같으면 미안합니다.’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형제님은 길에 눈이 쌓여서 그런 걸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차를 하면서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넓게 돌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감독관이 이렇게 넓게 돌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였답니다. 그러면서 차에서 내렸답니다. 형제님은 차분하게 주차하고 차 키를 반납했다고 합니다. 감독관과 그렇게 다툼이 있었으니 당연히 불합격 했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랍게도 합격이었답니다. 맞습니다. 대형면허 합격의 기준은 감독관과의 논쟁이 아니었습니다. 그 합격 기준은 얼마나 소신껏, 안전하게 운전했느냐에 있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구원이 표징을 이야기합니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선포하였습니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를 위한 표징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나를 구원의 표징으로 보내셨습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모두 요나의 말을 듣고 단식하였습니다. 이마에 재를 뿌렸습니다. 자루 옷을 입었습니다. 잘못된 악행에서 돌아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러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의 표징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의 선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식하지 않았습니다. 이마에 재를 뿌리지 않았습니다. 자루 옷을 입지 않았습니다. 악한 길에도 돌아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은 놀라운 표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선택된 백성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그러한 표징을 보고 회개하면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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