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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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03-25 | 조회수415 | 추천수7 | 반대(0) |
전임 신부님이면서 동창 신부님이 제게 ‘선물’을 하나 주고 갔습니다. 성당 마당에 ‘창고’를 하나 만들 수 있는 후원금을 주고 갔습니다. 신부님이 주신 후원금을 아끼기 위해서 형제님들이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모든 작업을 손수 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창고를 세울 도면을 50$에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도면에 따라서 기초를 세우고, 그 위에 합판으로 바닥을 깔았습니다. 네 면의 벽을 만들어서 세웠고, 지붕으로 덮었습니다. 입구에는 문을 달았고, 벽에는 창문을 달았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모으면 근사한 창고가 마련될 것입니다. 매주 토요일 형제님들이 모여서 작업하였습니다. 식당을 하시던 형제님은 매주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형제님은 집에 있는 작업 도구를 가져 오셨습니다. 젊은 형제님들은 무거운 자재를 날랐습니다. 손재주가 없는 저는 현장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후에 작업을 마치면 형제님들과 삼겹살에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신부님이 제게 준 선물은 눈에 보이는 ‘창고’가 아니었습니다. 그 창고를 만들기 위해서 모인 형제님들의 마음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묵묵히 땀을 흘리면서 창고를 만들고 있는 형제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제게 큰 선물을 준 동창 신부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축복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민족들의 빛이 되는 사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람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약하고, 부족한 사람들도, 예수님을 배반했던 사람까지도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하였지만 절망을 버렸습니다. 마음 안에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자신의 죄를 뉘우쳤고, 통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제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 용서를 받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신비입니다. ‘부활은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어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는 것입니다.’ 부활은 이제 죄의 상태에서 돌아서서 다시금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잘못과 허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잘못과 허물을 인정하고, 그것들을 정화시켜 주시는 하느님께로 우리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입니다. 절망을 버리고 희망을 간직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수 있으며, 그것이 신앙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었지만 부활하셨고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였고,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제자들의 배반도, 외부의 박해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를 무너트리지 못하였습니다. 교회는 지난 2,000년 동안 어둠에 빛이 되었습니다. 절망 중에 있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되었습니다. 교회는 현대 문명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은 몸과 피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예수님은 구원의 방주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성령을 통해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셨습니다. 신앙인은 이웃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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