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4.03.28)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참 사람의 영원한 본보기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28 조회수279 추천수7 반대(0) 신고

 

2024년 3월 28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어렸을 때, 여름방학이 되면

제 바로 형님과 함께 시골에 가곤 했습니다.

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또 배를 탄 뒤에

한참을 걸어가야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계신 시골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먼 거리였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 도착하고

나서는 너무 신났습니다.

개울가에 가서 놀기도 하고, 고양이, 개,

소 등의 동물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올챙이 잡고 개구리 잡던 것 역시

큰 즐거움 중의 하나였지요.

이렇게 즐거운 일만 있지는 않았지요.

온몸에 달라붙는 모기떼로 인해 괴로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상황이

뭐가 재미있을까 싶습니다.

당시 시골에는 제 또래도 없었고

그래서 유일하게 놀 수 있는 대상은

같이 간 형뿐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컴퓨터로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해주면,

아마 “저는 그런 곳에서 못 살아요.”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긴 게임에

빠진 아이의 스마트폰을 빼앗아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는 아이도 있더군요.

요즘 아이들이 들으면 ‘뭐가 재미있냐?’

고 하겠지만, 제 기억 속에서

시골 체험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뭐라 하셨는지 기억나지도 않고,

이분들의 음성도 잘 생각나지 않지만

그래도 옛날의 몇 장면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 선명한 기억을 지금 흐뭇한

마음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모든 것이 자기 기억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순간이고 미래를 잘 사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더 많은 것을 가져야 생각하는 우리입니다.

화려한 것, 멋진 것보다 오랜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장면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장면에는 늘 ‘사랑’이 있었습니다.

사랑이 있기에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지금 내 자리도 먼 훗날 기억에

오래 간직될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랑’으로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을 지냅니다.

이날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바라보게 됩니다.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음에도 제자들을 향해 또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을 나눠주시는 주님을 봅니다.

그 사랑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하느님께서 무릎을 꿇고 인간의 발을

씻겨 주시는 모습에서 그분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전해집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전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너무나 크기에

오늘의 전례를 통해 사랑을 다시금

바라보고 또다시 그 사랑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 사랑의 힘으로 더 힘차게 살 수

있게 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의 명언

내가 이해하는 모든 것은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한다.

(레프 톨스토이)

사진설명:

발을 씻어주시는 예수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