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명의 빵>_송영진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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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4-15 | 조회수201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이튿날,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그곳에 배가 한 척
밖에 없었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배를 타고 가지
않으시고 제자들만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티베리아스에서 배 몇 척이, 주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빵을 나누어 먹이신 곳에 가까이 와 닿았다. 군중은
거기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요한 6,22-25).”
1) 사람들이 예수님을 애타게 찾아다닌 모습에서
그들의 ‘간절함’이 보입니다.
왜,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을까?
단순하게 말하면, ‘배가 고팠기 때문’입니다.
배고픔의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떠나버렸을 것이고,
남아 있다가 예수님을 찾아다닌 사람들은
배고픔의 고통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기적의 빵’을 받아먹은 그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던’(요한 6,12) 일을 결코 잊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 강렬한 체험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간절하게 예수님을 찾았을 것입니다.
<정말로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힘들고 비참한 심정이 됩니다.
그 심정이 어떤지는 직접 겪어 본 사람들은 압니다.
굶주림의 고통을 겪어 본 적이 없어서 그 심정을 모르는
자들이 그 간절함을 함부로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자비도 없고 사랑도 없는 태도입니다.>
2)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다니는 모습은, 활동 초기에
카파르나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다녔던 모습과 비슷합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마르 1,35-37).”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루카 4,42).”
카파르나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다닌 이유는, 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든 이유는, ‘병고’에서 해방되기를
간절하게 바랐기 때문입니다(마르 1,32; 루카 4,40).
그 간절함도 무시하거나 비웃을 수 없습니다.
‘병고’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한 고통들’ 가운데에서
대표적인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이웃 고을들에도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라고 말씀하시면서(마르 1,38-39; 루카 4,43-44),
카파르나움을 떠나시긴 했지만 다른 고을에서도
병자들을 많이 고쳐 주셨습니다.
<사실 ‘빵의 기적’도 ‘병자들을 고쳐 주신 기적’에
바로 이어져 있는 기적입니다(마태 14,14; 루카 9,11).>
3) ‘예수님을 찾다.’ 라는 말에서
‘겟세마니’에서 있었던 일이 연상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요.’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나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요한 18,4-5).”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요.’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요한 18,7-8)”
군인들은 분명히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그들이 찾아온 이유는
배가 고파서도 아니었고, 병을 고치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서, 그리고 죽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찾는 일 자체는 중요하지 않고,
‘왜 찾느냐?’, 즉 찾는 이유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요한 6,26-29)”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당신을 찾아온 사람들을 물리치지 않으셨지만, 배불리 먹는
것보다 ‘영혼의 구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여기서 “너희가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는
“내가 너희를 배불리 먹였기 때문이다.”입니다.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신 분이 예수님이기 때문에,
그들이 당신을 찾아다니게 만든 원인 제공자도 예수님입니다.>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라는 말씀은, “내가 일으킨
기적이 표징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서” 라는 뜻입니다.
지금 예수님의 말씀은, ‘몸의 배부름’을 위한 빵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 빵도 필요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그 빵과는 차원이 다른
‘생명의 양식’을 먹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빵의 기적’은 그냥 한 끼
배불리 먹은 식사였고, 그 빵은 ‘썩어 없어질’ 양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빵의 기적’은 하느님
나라의 잔치를 미리 체험한 일이 되고, 그 빵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향해서 가는 출발점이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부활 제3주간 월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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