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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이런 사람은 성체를 영해도 영원한 생명에 이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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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15 조회수364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부활 제3주간 월요일

 

 

 

<이런 사람은 성체를 영해도 영원한 생명에 이르지 못합니다>

 

 

 

복음: 요한 6,22-29

 

 

 

     


LORENZETTI, Pietro 작, (1325)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습니다. 뻐꾸기 새끼는 다른 새끼들을 밖으로 밀어내 떨어뜨려 죽입니다. 그리고는 어미가 물어오는 양식을 먹습니다. 그렇다고 그 뻐꾸기가 다른 새의 무리에서 살 수 있을까요? 뻐꾸기는 또 자기처럼 하는 새끼를 남의 둥지에 낳게 됩니다. 뻐꾸기 새끼들에게 양식은 자기 어미를 찾는 데 소용되지 않습니다. 그냥 배만 불리는 데 사용됩니다. 그래서 그 양식은 그 무리에 살게 하는 힘은 발휘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주신 빵으로 배가 부른 이들은 예수님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님을 찾으려는 이유는 그분을 ‘세속적 왕’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충고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루마니아의 ‘요람’이라는 고아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질 좋은 음식이 제공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아이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양식을 먹기는 하였지만, 그들이 의도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양식을 먹을 때는 그 양식을 통해 엄마를 찾기 위함입니다. 엄마를 찾아야 세상에 나아가 살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이것이 참 생명입니다.

 

 

    저도 음식을 통해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알 수 없었지만, 언제부턴가 어머니가 의심되기 시작하면서 그분이 주시는 음식에 당신 피가 섞여 있는지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단팥빵과 흰우유를 주셨지만, 그것을 당신이 드시지 않고 주셨음을 알았을 때 조금 더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신이 존귀한 존재임을 믿지 못하게 되어 사회 부적응자가 됩니다. 이것은 생명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성체를 영할 때 그분이 우리 어머니이심을 믿으려는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예수님이 어머니처럼, 또 하느님이 아버지처럼 믿어질 때 우리는 천국에 가서 살 자존감을 얻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자격을 잃게 됩니다. 끊임없이 예수님께서 어머니의 역할을 하심을 믿으려는 의도가 있어야 조금씩 믿어지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도 자칫 뻐꾸기나 영화 에일리언에 나오는 존재처럼 하느님만 먹고 그 효과는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에일리언에서 에일리언 새끼는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 그 영양분을 먹고 자랍니다. 그러나 결국 그 숙주가 어미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성장하면 그 숙주를 죽여버립니다. 그런 식으로는 결코 인간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인간에 의해 멸종되거나 아니면 따로 살아야 합니다. 성체를 영해도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이들이 이와 같습니다. 

 

 

    만약 아이 대학이나 직장에 취직하게 해 달라거나 집이 팔리거나 남편이 승진하게 해 달라는 목적으로 성체를 영한다면, 그 잘못된 의도 때문에 성체가 생명의 양식이 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올바른 지향으로 성체를 영합시다. 그 의도가 중요한데 그 주시는 분을 믿기 위함입니다. 무엇보다 어머니로 믿기를 원해야 합니다. 자칫 우리도 성체를 영하면서 어머니를 찾는 게 아니라 숙주를 찾는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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