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 3 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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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04-19 | 조회수404 | 추천수5 | 반대(1) |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1980년에 ‘코스모스’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코스모스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에서 해설을 맡았습니다. 칼 세이건은 우주의 나이를 1년으로 줄여서 우리들의 시대를 생각하였습니다. 우주의 나이는 138억년이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주의 나이가 1년이라고 할 때, 우리가 속한 갤럭시 은하는 5월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태양은 8월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9월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공룡의 시대는 12월 25일쯤이라고 합니다. 현생 인류가 태어난 것은 12월 31일 11시 52분이라고 합니다. 인류가 쌓아온 문화와 문명은 12월 31일 11시 59분 마지막 1분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11시 59분 55초에 석가모니 탄생, 56초에 예수님, 그리고 57초에 마호메트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인류의 영적인 깨달음을 이끌었던 분들이 모두 쌍둥이처럼 1초 간격으로 탄생했다고 합니다. 칼 세이건은 아등바등하고 쉼 없이 다투기만 하는 인류에게 서로 싸우지 말고 공존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우주력’을 통해 인간이 하찮기 그지없는 존재임을 자각시켜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태양계의 끝을 향해 여행을 떠난 보이저 1호는 1990년 태양계를 떠나면서 64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사진 찍어서 보내왔습니다. 그 사진이 유명한 ‘창백한 푸는 점’입니다. 땅 위를 기어다니는 애벌레와 하늘을 나는 나비가 보는 세상은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우주라는 차원에서 지구를 보면 우리는 정말 한 없이, 작고 초라한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의 점과 같은 지구에서 우리가 서로 싸우고, 죽이고, 죽는다는 것은 정말 의미 없는 일입니다. 이 광대한 우주에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마지막 한 점을 파괴하고, 병들게 하는 인간의 행위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위대한 것은 장대하고, 광대한 우주의 역사를 인식하는 유일한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모두 별에서 왔다고 합니다. 인간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는 우주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말씀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은 시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은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간이라면 138억 년이라는 우주의 역사로 충분합니다. 공간이라면 장대하고 광대한 우주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차원의 문제입니다.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차원에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에게서 성공, 명예, 권력을 찾으려 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떠났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성공, 명예, 권력을 빼앗기리라 생각했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 그리고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는 것이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온전히 내어놓는 ‘비움’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은 살아 있는 것을 섬기는 ‘겸손’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은 아낌없이 내어 주는 ‘나눔’에서 시작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온전히 내어놓은 비움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것은 섬기는 겸손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오른 것은 아낌없이 내어 주는 나눔이었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가까이하기에는 또 너무나 먼 차원의 문제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욕망과 탐욕을 비울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있는 것을 섬길 수 있다면, 우리가 기꺼이 나눌 수 있다면 창백한 푸른 점인 지구는 장대하고, 광대한 우주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138억 년을 뛰어넘는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중심은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주의 중심은 의미와 생각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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