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7주간 목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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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5-22 | 조회수241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2024년 05월 23일 목요일 [연중 제7주간 목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오늘 복음과 독서의 표현들은 꽤 위협적이고 과격합니다. ‘죄를 짓게 하는 요소’를 없애라는 표현을 “잘라 버려라.”, “빼 던져 버려라.” 등으로 명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 말 ‘아포콥토’(자르다)는 무엇인가를 잘라 내어 없어지게 하는 행위를 일컫고, ‘에크발로’(-로부터 빼내서 던지다) 또한 무엇인가를 멀리 던져서 주변에 존재하기 않게 하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모두 점진적 과정이나 단계와는 다른 ‘급진’과 ‘극단’을 부각시킵니다. 악의 요소를 단호하게 끊어 내고 분리시키지 않으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소모적이고 무모한 시간 낭비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영성 생활에서 만나는 뜻밖의 복병은 나날의 작고 사사로운 변화입니다. 엄청난 비극과 급작스러운 불행에는 꺾이지 않는 강한 힘으로 용감히 대처하면서도 “소금”처럼 자잘한 일상의 습관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사소하고 평범한 습관쯤이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다고 착각하고, 그렇게 스스로 속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에서는 손, 발, 눈 등 일상의 행동과 연결된 신체 부위를 말하며 그러한 사소함과 평범함이야말로 우리를 악에 노출시키는 의외의 도구임을 경고합니다. 적당한 선행이나 기도만으로 삶과 신앙이 저절로 깊어지지 않습니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죄의 도구로 쓰이는 손과 발, 눈을 조심하는 데에 단호한 결단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어느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단호히 맞설 필요가 있습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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