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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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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01 조회수188 추천수4 반대(0) 신고

 

 

바른말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존경받는 것은 아닙니다. 옳은 말이지만 그 소리가 듣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자기의 기득권이나 권위를 잃어버릴까 두려워서 그 말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바른말을 하는 사람은 존경받기보다 미움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이 뭔데 쓸데없이 나서서 나의 공든 탑을 무너뜨리느냐?’ 는 마음을 지닐 때가 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수석 사제들은 ‘하늘로부터 온’ 율법에 의해 ‘이 땅에서’ 합법적으로 성전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전세를 받고 그곳에서 성행하는 장사꾼들을 이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챙기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예수님께서 성전에 나타나셔서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도 둘러엎으셨습니다. 그리고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있지 않느냐? 그런데 너희는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마르11,17).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확고한 권위에 심각한 도전을 한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바르고 옳은 말씀을 하셨지만,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을 없애버릴 방법을 찾았습니다(마르11,18).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마르11,28)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하고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요한을 참 예언자로 여기고 있는 군중 앞에서 그의 권위를 깡그리 부정할 수도 없고 더군다나 요한이 하느님으로부터 권위를 받아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그들은 “모르겠소” 하는 핑계로 얼버무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권한이 하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암시하면서도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마르11,33).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명확하게 말씀하시지 않은 것은 마음의 문이 닫힌 사람에게 아무리 얘기해 봐야 엉뚱하게 받아들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듣고자 하는 마음과 그대로 행하려는 실천의 의지가 없으면 하느님의 말씀을 아무리 들어도 소용이 없는 법입니다. 사물이 굽으면 그 그림자도 굽은 대로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마음이 굽으면 큰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때를 기다리시면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대로 사시면서 우리가 마음의 문을 열기를 바라십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3,20). 당신이 무엇을 강요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음의 결단을 내리길 기대하십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것은 결국 주님께서 삶의 모범으로 보여주신 길을 걷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짊어지는 깊은 침묵으로, 때로는 인내의 행동으로, 때로는 불이익과 미움을 감당하면서 믿음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권위에 응답하고 그 권위를 증언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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