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송영진 신부님_『우리는 이미 믿고 있고, 알고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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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6-01 | 조회수169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에게 한 가지 물을 터이니 대답해 보아라. 그러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대답해 보아라.’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하고 말할 터이니, ′사람에게서 왔다.‵ 할까?’ 그러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을 두려워하여,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마르 11,27-33)”
1)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권한’으로 일하시고 말씀하셨다는 것을 믿고 있고, 알고 있습니다. 또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하늘에서 왔다는 것도 믿고 있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그 문제는 논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믿든지 안 믿든지,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안 믿으려고 하는 사람이 논쟁을 통해서 믿는 사람으로 바뀌는 경우는 보기가 어렵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과 반감만 커지는 것을 흔하게 봅니다. 그러나 믿는 사람이 논쟁 때문에 믿음이 흔들리는 경우는 더러 있습니다. 어쩌면 논쟁이라는 것은, 사탄이 신앙인들의 신앙을 뒤흔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논쟁이나 ‘말싸움’에서 이기려고 애를 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신앙을 증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2) “모르겠소.” 라는 사제들과 학자들과 원로들의 말은 정말로 몰라서 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르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알려고 하지 않는 것과 알려 주어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죄가 됩니다. “모르겠소.” 라는 말이 “관심 없다.” 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왔든지 사람에게서 왔든지 간에 자기들의 기득권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요한의 세례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활동은, 특히 성전에서 장사꾼들을 쫓아내신 ‘성전 정화’ 사건은, 자기들의 기득권에 큰 위협이 되었기 때문에,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입니다. <“모르겠소.”를 “관심 없다.”로 해석한다면, 이 말은, 그들 자신들의 구원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 갖지 않고, 현세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일만 중요하게 생각하던 자들이었습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라는 말은, 예수님의 권한을 알고 싶어서 한 말이 아니라, “당신은 권한도 없으면서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라는 뜻입니다. ‘이런 일’은 좁은 뜻으로는 ‘성전 정화’를 가리키고, 넓은 뜻으로는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을 모두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공인된 랍비도 아니었고, 이스라엘 당국이나 로마 당국으로부터 무슨 권한을 받으신 적도 없습니다. 사제들과 학자들과 원로들의 눈에는, 즉 최고의회 의원들의 눈에는, 예수님께서 아무 권한도 없으면서 자기 마음대로 설치는 것으로만 보였을 것입니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라는 예수님 말씀은, 대답을 회피하신 말씀이 아니라, “믿기를 거부하는 자들은 내가 하는 일에 관해서 들을 자격이 없다.” 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마태 7,6).>
3) ‘하늘에서’ 라는 말과 ‘사람에게서’ 라는 말에서, 사도행전에 있는 ‘가말리엘’의 말이 연상됩니다.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사도 5,38-39).” 만일에 그리스도교라는 종교가 사람이 세운 종교라면, 박해를 받았을 때 없어졌거나, 아니면 내부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했을 때 없어졌을 것입니다. 지난 이천 여 년 동안 안팎으로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었으면서도 없어지지 않고 이렇게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한 것 자체가 “그리스도교는 하느님께서 세우신 하느님의 종교” 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지만, 예수님을 믿는다고 주장하면서 그리스도교라고 자칭하는 사이비 종파나 이단 종파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누가 보아도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분명한 사이비 종파들을 보면, 설립자가 죽은 뒤에는 힘을 잃고 저절로 없어지는 것을 흔하게 보는데,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없어지지 않고 대를 이어가면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서 나온 것도 아닌 것, 즉 ‘사탄’에게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사탄은 종말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사람들을 속이고 하느님의 일을 방해할 것입니다.>
[출처] 연중 제8주간 토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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