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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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6-27 | 조회수10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마태 7,21-29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오늘의 제1독서인 열왕기를 보면 바빌론의 임금 네부카드네자르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행한 무자비한 폭력과 악행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살던 주민들과 유다의 왕족과 신하들, 군인과 기술자들을 포로로 삼아 끌고 갔고, 예루살렘 성전에 있던 온갖 보물과 금으로 만든 기물들을 가져갔으며, 자기 말을 잘 듣는 인물을 ‘허수아비 임금’으로 세워 이스라엘을 제 멋대로 쥐고 흔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어 버렸지요.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사단’이 일어났는지 그 이유에 대해 열왕기 저자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한 문장으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야킨은 자기 아버지가 하던 그대로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다.”
자기 아버지가 하느님께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다 지켜보았으면서도, 그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큰 고초를 겪었는지 잘 알면서도, 자기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을 고스란히 반복한 것입니다. 바로 그런 모습이 커다란 홍수가 닥쳐오는데도, ‘아무 일 없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모래 위에 대충 집을 짓는 어리석은 모습이지요. 그 안일함과 나태함이 이스라엘을 헤어나오기 어려운 깊은 멸망의 수렁으로 빠뜨리고 맙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하지 않는 사람,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사람,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보다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라는 단단한 반석 위에 내 삶의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이는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을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머리로 아는 지식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고 손과 발 그리고 온 몸으로 하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쉽고 편한 것을 찾는 자기 욕망과 싸워가며 수행하고 정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변화를 얼마나 빨리 이루어내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물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는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건 내가 진정 주님을 사랑하여 그분 뜻과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그분에 대해 더 깊이 알게되고 그분과의 관계가 그만큼 더 깊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주님이 그리고 그분께 대한 나의 믿음이 나의 삶 전체를 지탱하는 든든한 반석이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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