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반영억 신부님_성 토마스 사도 축일(요한 20,24-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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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7-02 | 조회수89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믿음은 선물입니다
믿음의 생활을 오래 하였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주님을 깊이 만나는 체험이 없어서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주님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주면 부러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직접 체험하지 않았으니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예수님과 가까이 있었던 사람 중에 토마스라는 사람은 주님께서 죽었던 라자로를 깨우러 갈 때 거기에 있었고,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하였으며 예수님께서 고별사를 할 때 ‘아버지께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는 말을 한 용맹심과 충성심이 높은 제자였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오셨을 때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요한20,25)하고 말하였을 때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믿어지지 않으니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는 아주 솔직한 답변입니다. 한 편으로 생각하면, 토마스는 예수님의 손과 발의 못 자국과 옆구리의 상처를 통해 우리를 위한 사랑의 흔적을 보고 싶어 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믿지 못하는 토마스라고 말하는 것보다 정직한 토마스라고 말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여드레 뒤에 토마스도 같이 있는 제자들의 자리에 예수님께서 다시 오셨는데 특별히 토마스에게 “네 손가락을 여기에 대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20,20,27).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힘과 능력에 믿음을 두지 않고, 주님의 사랑에 믿음을 둡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합니다. “오로지 믿기만 하시오! 그러면 당신은 그분의 모든 것을 받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여드레 뒤에 다시 오셨는데 그것은 토마스에 대한 특별한 배려입니다. 제자들이 공동으로 받은 은혜에 누락되어 실망할 수 있는 제자의 마음을 풀어주시고자 하는 예수님의 섬세한 사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보지 않고 증언만을 듣고 믿게 될 사람들을 위한 안배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토마스 혼자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하였다면 혼자만 왕따가 된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버려두지 않으시고 제자들이 하나가 되는 데 장애가 될 요소를 없애주시며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큰 사랑으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믿음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결국 토마스는 감히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지도 못하고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고백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사랑을 알아챘고 “네 손가락을 여기에 대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신 말씀이 ‘못 자국을 직접 보고, 손가락을 넣어보고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다.’고 토마스가 했던 말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면서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한 제자는 토마스가 처음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진정한 하느님으로 고백해야 하겠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믿음이었듯이 오늘도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20,29). 그렇다면 보지 않고도 믿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성전과 성경을 통해 전해오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믿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보고 만지고 감각적으로 느끼고 싶어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우리가 믿든, 믿지 않던 구애 받지 않으시고 세상 끝 날까지 함께하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고 있음이 은총이라는 사실을 믿고 또 믿어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거짓으로 믿는 것보다는 정직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편이 훨씬 더 주님 마음에 듭니다. 따라서 정직한 믿음을 더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름만 신자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토마스의 훌륭한 점은 형제들의 증언을 의심하면서도 형제들과 함께 공동체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의심과 싸울 때 공동체로부터 떨어져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토마스는 공동체에 머물러 있었기에 믿음의 최종적 자리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시험받고 도전받아야 합니다. “믿어라! 그러면 너는 하느님의 능력을 보게 될 것이다. 기적이나 표징을 요구하지 말라. 먼저 믿어라. 그러면 나는 네가 애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너에게 더 위대한 일을 행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리라”(예수회 존포웰).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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