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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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07-06 | 조회수195 | 추천수8 | 반대(0) |
저는 2019년 8월에 뉴욕으로 왔습니다. 매년 6월에 교구사제모임이 있습니다. 2020년 6월에는 과테말라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과테말라에서 선교하는 신부님이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에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고, 교구사제모임은 취소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아직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아서 교구사제모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22년에는 댈러스에서 교구사제모임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있던 신부님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복귀했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신부님만이 저보다 먼저 미국으로 왔습니다. 2023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교구사제모임이 있었습니다. 2019년, 제가 미국에 왔을 때 있던 신부님들은 모두 한국으로 복귀했고, 저와 같이 2019년에 미국에 왔던 신부님이 한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2024년에는 워싱턴 DC에서 교구사제모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뉴욕의 신문사 일을 마치고,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으로 옮겼기 때문에 저보다 먼저 온 신부님도, 저와 같이 왔던 신부님도 모두 한국으로 복귀했습니다. 이제 제가 제일 오래 되었고, 제일 연장자가 되었습니다. 생각하면 시간의 무상함도 느껴집니다. 너무 오래있었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 술을 낡은 부대에 담으면 부대도 찢어지고, 새 술도 쏟아진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새 술과 새 부대’의 의미는 무엇일가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낡은 부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처럼 미국에 온지 오랜 된 사제가 낡은 부대라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이제 막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사제가 새 부대라는 의미도 아닐 겁니다. 저처럼 33년 된 사제가 오래된 술은 아닐 겁니다. 이제 막 사제서품을 받은 신부님이 새 술은 아닐 겁니다. 그렇습니다. 새 술과 새 부대는 시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 술과 새 부대는 ‘생각’의 문제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낸다면 언제나 새 술과 새 부대입니다. 반대로 현실에 안주하고, 불평과 불만이 있다면 언제나 오래된 술과 낡은 부대입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와 복음’이라는 새 술을 준비하였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기득권을 지키려 했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는 비록 많은 지식이 있고, 율법을 잘 지켰을지라도 낡은 부대였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그물을 버리고, 배를 버리고 하느님 나라와 복음을 받아들였던 어부들은 새 부대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 술’의 조건을 말씀하셨습니다. 성공, 명예, 권력을 쫓아가는 사람은 결코 새 술이 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회칠한 무덤처럼 겉은 깨끗하지만 속은 썩어버린 사람도 결코 새 술이 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멍에를 남에게 씌우고 편한 길만 가는 사람도 결코 새 술이 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외면했던 레위와 사제도 새 술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새 술이 될까요? 그렇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치료해 주었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새 술입니다.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고, 빚진 것이 있다면 4배로 갚겠다고 했던 자캐오가 새 술입니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지만 닭이 울자 통회의 눈물을 흘렸던 베드로가 새 술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이 새 술입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 드렸던 베로니카가 새 술입니다.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왔던 착한 이웃이 새 술입니다. 겸손한 사람,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는 사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은 새 술입니다. 그렇습니다. 새 술이 되는데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새 술이 되는데 능력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새 술이 되는데 직책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실천하는 사람은 모두가 새 술입니다. 그렇습니다.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감사 할 수 있다면 저도 새 술과 새 부대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아서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죄로 인해 병들었던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로 깨끗하게 되었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몸은 하느님의 창조질서로 인해서 매일 새로운 세포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도 우리들의 신앙생활로 거듭나야 합니다. 농부가 씨를 뿌린 밭에는 농부가 원하지 않는 잡초가 함께 자라나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우리가 원하지 않는 악한 것들이 자리 잡곤 합니다. 그것은 교회에서 말하는 일곱 가지 악한 세력들입니다. ‘탐욕, 분노, 질투, 게으름, 미색, 교만, 과식’입니다. 이것들은 암세포와 같아서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면 좀처럼 나가지 않습니다. 이것들을 없애는 것은 새로운 것들을 우리의 마음에 담는 것입니다. ‘기도, 희생, 봉사, 나눔, 사랑’입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의 마음에 있을 때 우리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참된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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