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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존경받는 예언자도 고향에서만은 / 연중 제14주일 나해(마르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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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06 조회수8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존경받는 예언자도 고향에서만은 / 연중 제14주일 나해(마르 6,1-6)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셨는데 제자들도 따랐다. 그 후 안식일이 되자 그분께서는 그곳 회당에서 가르치셨다. 그러자 많은 이가 놀라워하였다. “저 이는 어디서 저것들을 얻고, 저 지혜를 받았을까? 그에게서 저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이는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로,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인데. 더군다나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서 사는데.” 그러면서 그들은 예수님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그리고 여러 마을을 다니시며 가르치셨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조그마한 고향에서 동네 사람들의 불신에 부딪힌다. 당시에 목수라는 직업은 장인으로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나무만이 아니라 돌이나 금속까지 다루는 이를 가리킨다. 그래서 집을 짓는 목수를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지혜에 놀라워하면서도 단지 장인 정도로만 여겼다. 이는 그곳에 믿음이 없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믿음이 없는 경우에는 기적이 아무런 의미를 지닐 수 없다. 그래서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가끔은 동서고금을 통해 위인들이 자신의 고향 사람들과 친척들에게는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가 종종 있다는 걸 듣곤 한다. 사실 그런 게 위인들에게 있긴 있는가 보다. 이는 고향 사람들과 친척들에게는 과거만 보이고, 현재와 미래는 못 보는 경우일 게다. 어린 시절 함께 뛰놀던 친구가 훌륭한 인물이 되어 돌아왔을 때 우리는 어떤가? 환영은커녕 개천에서 용 났네!’라며 빈정거리기조차 하기도. 어린 시절의 그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그때는 그렇게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고, 그리 썩 좋은 집안도 아니었는데 금의환향하는 그를 어떻게 어찌 흔쾌히 받아들일 수가? 좀 지나칠 경우에는 재수가 좋았거나 어떤 술수를 썼다고도 생각하기가 일쑤이다. 어쩌면 이는 그의 잠재력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 그의 인격적 재능을 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본다고 하지만 실제로 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았을까? 차라리 볼 수 없었다면, 남을 비난하는 죄는 분명 면할 수 있었을 터인데.

 

사실 누구나 자신을 괴롭히는 약점과 남에게 보이거나 들키고 싶지 않은 단점도 있다. 어쩌면 이것이 오히려 자만하지 않도록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경우도. 그래서 어떤 이는 이를 자랑하면서 그것 때문에 오히려 강해졌다나. 예수님께서 당신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을 따라 숙명처럼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셨듯이, 우리도 자신의 약점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튼 예수님 고향 분들은 그분께 냉소적이었다. 늘 곁에서 별다를 바 없이 자라던 이가 갑자기 위대한 이로 칭송받는 게 불편했기에. 변화를 싫어하고 현실에 안주할수록 현실을 비판하고 되돌아볼 것을 외치는 이를 외면하며 피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약점을 들추어내고 단점을 지적하는 이들을 외면하고 싶어도, 때로는 그들의 비판에서 내 완고하고 편협한 생각을 바꿔주는 이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게 그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참 좋겠다. 겸손하게 나를 낮춘다면, 오히려 하느님께서 나의 약함을 통해 나를 성장시켜 주시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고향,존경,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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