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오늘의 묵상 (김재덕 베드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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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7-11 | 조회수90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2024년 07월 12일 금요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오늘의 묵상 (김재덕 베드로 신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박해가 있는 곳에 스스로 찾아가 순교하기를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현실적으로 분별하여 박해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이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순교는 철저하게 하느님께서 한 사람 안에서 당신을 드러내시는 일입니다. 이 놀라운 일은 우리의 ‘의지’나 ‘신념’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박해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결정적인 순간에 하느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통하여 이루어 주시는 일입니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뱀처럼 슬기롭다.’는 것은 현실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박해로 드러나는 악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와 반대로 ‘비둘기처럼 순박하다.’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당신 신비를 드러내신다는 순수한 믿음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자세를 뜻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순교는 ‘죽음’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생명과 사랑’,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것이 바로 순교의 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를 흘리는 박해나 순교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지만, 여전히 우리는 ‘생명과 사랑’,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한 믿음’이 더욱 요구되는 요즘입니다. 우리를 죄와 죽음으로 끌고 가는 것은 모두 다 피할 수 있는 신앙인다운 판단력을, 고통과 어려움 앞에서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지할 줄 아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말씀이 우리를 도와줄 것입니다. 그 말씀은 그분께 향하는 판단력과, 가장 절망적일 때 그분께 의지할 수 있는 믿음을 키워 주는 힘을 분명히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아멘.
(김재덕 베드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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