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9 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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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08-10 | 조회수125 | 추천수5 | 반대(0) |
제가 처음 컴퓨터를 접한 것은 1995년입니다. 그전에는 수동타자기와 전동타자기를 사용했습니다. 3년 후인 1998년에 서울대교구는 모든 본당에 광케이블을 설치하였습니다. 이제 컴퓨터는 인터넷과 연결되었고, 컴퓨터는 문서작성의 도구를 넘어서 세상과 접속할 수 있는 창이 되었습니다. 컴퓨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한글을 비롯한 다른 프로그램들도 계속 업데이트를 해 주어야 했습니다. 업데이트와 백신 프로그램이 없으면 컴퓨터는 성능이 떨어지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고쳐야 할 때도 있습니다. 컴퓨터는 스마트폰에게 자리를 많이 내어주었지만, 아직도 제게는 강론을 준비하는 고마운 친구이고, 세상과 접속하는 창문입니다. 팬데믹 때, 컴퓨터는 신앙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우들은 컴퓨터에 접속해서 온라인으로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저도 컴퓨터를 이용해서 강의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여전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도 컴퓨터와 인터넷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삶에도 ‘업데이트’된 순간이 있었습니다. 1977년입니다. 공부를 잘 해서 10등 안에 들면 자전거를 사준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10 등 안에 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전거는 제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고, 17 등을 했습니다. 이제 7명만 넘어서면 자전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7명을 넘어서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 아이들도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열심히 공부했고, 9등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도, 선생님도 그런 결과를 믿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그다지 공부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시 열심히 공부했고, 아무도 의심할 수 없는 성적을 얻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제게 업데이트 된 것이 있습니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입니다. ‘태산이 높지만 하늘 아래 있는 산입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는데 사람이 아니 오르고 산만 높다 한다.’는 시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컴퓨터는 계속 업데이트 해 주어야 하듯이, 우리의 삶도 업데이트가 있어야 합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으로 업데이트 해 주어야 합니다. 독서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업데이트 해 주어야 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나누고, 봉사해야 합니다. 강물을 거꾸로 헤엄치는 연어처럼 시간과 공간에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빵은 우리의 육체를 배부르게 하는 빵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영원한 생명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착각하거나 오해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으로 재물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얻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신앙의 열매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으로 무병장수를 원하지만 그것도 신앙의 열매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빵은 우리가 미사 때 받아 모시는 ‘성체’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모실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지만 썩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렇습니다. 신앙 안에서 우리를 업데이트 시키는 것은 물질과 재물이 아닙니다. 무병장수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가는 것입니다. 나를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업데이트해야 할 것을 분명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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