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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나는 오늘 빵이 되어 자신을 건네주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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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11 조회수62 추천수3 반대(0) 신고

 

제1독서
▥ 열왕기 상권의 말씀 19,4-8 

 

그 무렵 엘리야는 

4 하룻길을 걸어 광야로 나갔다.
그는 싸리나무 아래로 들어가 앉아서, 죽기를 간청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5 그러고 나서 엘리야는 싸리나무 아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때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
6 엘리야가 깨어 보니,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이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그는 먹고 마신 뒤에 다시 누웠다.
7 주님의 천사가 다시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하고 말하였다.
8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 음식으로 힘을 얻은 그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 4,30─5,2 

 

형제 여러분, 

30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31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32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5,1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2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6,41-51 

 

그때에 

41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유다인들이 그분을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42 그들이 말하였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떻게 ‘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
4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끼리 수군거리지 마라.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46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나는 오늘 빵이 되어 자신을 건네주고 있는지요?>

 

우리는 연중 17주일부터 요한복음 6장의 내용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6장을 연중 21주일까지 5주간 동안에 걸쳐 계속해서 들을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 말씀들 중에서도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요한 6, 51), 곧 '성체성사'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는 엘리야가 가르멜 산에서 바알의 거짓 예언자 450명을 죽인 후, 바알의 신봉자인 아합 왕의 부인 이세벨이 그를 죽이려 하자 피신하던 중, 하느님께서 극도로 지쳐 잠든 그를 깨워 빵과 물을 먹고 마시게 하여 마침내 호렙산에 이르게 하신 이야기로, 이때 엘리야가 받아먹고 힘을 회복하였던 이 '빵'은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성체'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줍니다.

제2독서는 “그리스도께서 ~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에페 5,2)라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입니다.

‘이 사랑’은 이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으로 내놓은 당신의 살, 곧 ‘성체성사’를 말해줍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내 살이다.”

(요한 6,51)

이는 당신이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해줍니다. 

곧 당신께서는 살아있는 생명의 음식이고, 그 생명은 하늘에서 와서 우리를 하늘 생명으로 살게 한다는 말씀입니다.

 

곧 우리에게 당신의 살을 주시고, 당신의 생명을 건네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이 되게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바로 그 ‘빵’을 먹음으로써 가능해집니다. 

 

그렇습니다. 

주어지는 빵이기에 받아먹어야 하는 빵입니다.

 

이 ‘빵’은 결코 우리 스스로 만들 수가 없는 빵일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우리의 노력으로 획득할 수 없는, 선사되는, 건네진 빵입니다.

그러니 이 ‘빵’은 먼저 건네주는 분이 없이는 결코 먹을 수가 없는 빵입니다.

그러니 생명은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베풀어진 것, 곧 선사받은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결코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의 생명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선사된 생명을 받아서만이 생명이 됩니다. 

 

그러니 먹지 않고서는 결코 생명이 될 수 없습니다. 

곧 ‘생명의 빵’을 받아먹어야 ‘생명의 빵’이 됩니다. 

‘먹는다’는 것은 음식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받아 입에 넣는 것이며, 입에 넣고서 맛보는 것만이 아니라 삼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삼킬 때라야 생명이 됩니다.

곧 살아있는 빵을 받아 삼키는 자만 영원히 살아있는 생명을 지니게 됩니다. 

그러니 빵은 눈앞에 두고 보고만 있으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입에 넣고 오물거리라고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맛보기만 하고 뱉어버리거나 골라서 삼키는 것이 아니라, 주신 분을 믿고서 꿀꺽 삼켜야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생명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내 살이다.”

(요한 6,51)

오늘도 우리는 '세상에 생명을 주는 그분의 살'을 먹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본받는 사람, 곧 빵을 받아먹고 ‘빵이 된 사람’을 말합니다.

자신의 배를 채우는 빵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건네주는 ‘빵이 되는 사람’ 말입니다.

진정으로 그분을 먹은 자라야 그분처럼 먹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오늘 빵이 되어 자신을 건네주고 있는지요? 

먹히는 빵인지요? 

기꺼이 형제의 입 속으로 들어가 씹히고 부서지고 바수어지고 뭉개지고 마침내는 사라져지는지요?

 

그런 이라야 빵이 된 사람이요, 세상에 생명을 주는 주님의 살이요, 성체가 되는 사람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 안에 살아계신 그분이 우리 안에서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아를르의 체사리오는 말합니다.
“만일 누가 하느님의 말씀(빵)을 실천함으로써 ‘먹지’ 않는다면, 
(먹지 않고 저장된) 말씀(빵)은 만나에 구더기가 끓었듯이 구더기가 끓게 될 것이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요한 6,51)

 

주님!

당신의 생명이 제 삶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제 생명이 당신의 생명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먹혀서 저를 살리듯, 저도 먹혀서 타인을 살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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