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_“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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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8-18 | 조회수8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오늘의 말씀(8/18) : 연중 제 20 주일 * 제 1독서 : 잠언 9,1-6 * 제2독서 : 에페 5, 15-20 복음 : 요한 6, 51-58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 <오늘의 강론> 오늘은 연중 20주일입니다. 지난 세 주일에 이어, 이번 주일에도 “생명의 빵”에 대한 말씀을 듣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예지의 길을 걸으라는 <잠언>의 외침을 들었고, <제2독서>에서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하느님의 사랑을 찬미하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몸과 피가 어떻게 우리의 음식이 되는지를 말씀해주시는데, 이렇게 시작됩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요한 6,51)
참으로, 어마어마한 말마디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약속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줄 빵”이라고 하시면서, 그 빵은 “당신의 살”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세상이 이 빵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놀라운 약속을 하십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빵을 먹었을 때의 일입니다. 곧 “그 빵을 먹으면”, 그렇게 되겠지만 먹지 않으면 아무 상관이 없게 됩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 빵을 먹는 일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요한 6,53)
예수님께서는 마치 어머니들이 건강에 꼭 필요한 음식이나 약을 자녀들에게 먹일 때에 으름장을 놓으며 먹도록 위협하거나 그럴싸한 약속으로 어르고 꼬듯이, ‘당신의 살’인 이 빵을 우리에게 먹이기 위해 으름장을 놓으며 위협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최상의 약속으로 우리를 어르고 꽤 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54)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라는 말씀은 세 가지 의미를 밝혀줍니다. <첫째>는 당신께서 우리의 밥이요, 양식이며, 그 양식은 우리의 육체적 생명을 살리는 양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를 오늘 <제1독서>에서는 이렇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너희는 와서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술을 마셔라.”(잠언 9,5)
사실, 우리는 오늘도 물과 피를 섞어 마십니다. 미사 중 <예물준비기도> 때 사제는 포도주가 담긴 성작에 물을 조금 섞으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이 물과 술이 하나가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그리고 “평화의 인사”를 한 후, 사제는 축성된 빵 조각을 포도주가 든 성작에 넣으며 혼자 기도합니다. “여기 하나 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이를 받아 모시는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소서.”
이처럼, 오늘도 우리는 섞어 그리스도의 신성을 음료로 먹고 마시며, 신적생명에 참여합니다. <둘째>,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과 사귐을 말합니다. 이를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 전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기리는 찬양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와의 사귐이요,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과의 사귐이 아니겠습니까?”(1고린 10,16)
유대인들에게 있어, ‘몸’은 ‘인간관계’를 말하며, 곧 ‘사랑의 사귐과 친교’를 말합니다. 그리고 ‘피’는 ‘생명’을 말하며, 곧 ‘일치와 유대’를 말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몸’에서 친교와 사귐으로 사랑의 관계를 배우고, ‘예수님의 피’에서 유대와 일치를 이루는 사랑을 배웁니다. <셋째>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것은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무름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이는 내 안에 머물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문다.”(요한 6,5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을 먹고 당신의 피를 마시는 이 ‘안에 머물며’, 당신의 신적 생명을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증여하십니다. 당신의 살은 우리의 살이 되고, 당신의 피는 우리의 피가 되게 하십니다. 우리는 잠시 후에, “아멘”이라는 응답과 함께 예수님의 몸과 피를 영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살겠다.’는 응답입니다. 곧 예수님이 가지셨던 그 사랑의 관계를 가지겠다는 응답이요, 예수님의 생명 안에서 살겠다는 응답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 6,57)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주님! 당신은 제 안에 머무르되 저를 장악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게 먹혀 사라짐으로 제 안에 살아계십니다. 당신 안에 저를 허용하시되 저를 가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숨결에 태워 드높게 날게 하십니다. 하오니, 주님!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믐달처럼 자신을 감추신 그 오묘함과 놀라움으로, 오늘 제가 바람 부는 대로 흘러 다니는 그 가볍고 그윽한 당신 사랑의 숨결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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