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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넓게 더 아름답게/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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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10 조회수167 추천수3 반대(1) 신고

 

넓게 더 아름답게/이해인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고

먼저 자기 실속만 차리려는

경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때

얼른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속으로 외칩니다.

늘 함께 지내는 이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그를 향한 이해의 폭이

자꾸만 좁아지려 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다독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일들에

무관심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을 때 '넓게 더 아름답게!'

조용히 외칩니다.

남의 호의를 무시하고 의심하는

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를 외웁니다.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넓게 더 아름답게!‘

를 반복합니다.

남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용서가 안 돼 속을 끓일 때도,

'넓게 더 아름답게!'를 읊조립니다.

모든 일에 '넓게 더 아름답게!'를

기도처럼 끊임없이 외우고 실천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삶의 길을

우리 함께 걸어야겠지요?

어느 새 봄이 오는 바닷가에서

나는 오늘 이렇게 고백해봅니다.

큰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넓어지고 싶습니다.

늘 부서질 준비가 되어 있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더 낮아지고 깨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넓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가르치는

바다여 파도여 사랑이여...

-이 해인-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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