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신부님_주님의 성 십자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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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9-14 | 조회수62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회개와 구원, 희망과 승리의 표징”
“하느님의 업적을 잊지 마라.”(시편78,7ㄴ)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선물하신 하느님의 업적을 결코 잊지 말라는 화답송 후렴 말씀입니다. 오늘은 순교자 성월 9월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8월 6일 주님 변모 축일후 40일만에 맞이하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참으로 우리가 영원히 바라볼 유일한 대상은 그리스도 예수님의 성 십자가뿐이겠습니다. 도대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지요?
지금도 잊지 못하는 추억이 있습니다. 피정집 제의방에서 미사전례 입당전 절을 하려는 데 십자가가 없어 당황했던 추억입니다. 도대체 주님의 십자가가 없다면 어디에 절할 수 있겠는지요? 우주 인류 역사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주님의 십자가가 없다면 우주와 인류는 어둠의 블랙홀 심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온 우주와 인류의 빛이자 중심이요 의미가 되는 주님의 성 십자가입니다. 오늘 본기도 역시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의 은혜를 요약합니다.
“하느님, 외아드님의 십자가로 인류를 구원하셨으니, 저희가 지상에서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깨닫고, 천상에서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아니 이미 성 십자가의 은총으로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구원의 은혜를 누리며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텅빈 허무를 사랑의 충만으로 바꾸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성 십자가의 은총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 표현이, 회개와 구원, 희망과 승리의 표징이 되는 성 십자가입니다. 바로 오늘 요한 복음의 예수님의 고백은 당신의 성 십자가를 통해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온 세상이 아드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받게 되었으니, 영원한 생명과 구원의 표지가 된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성 십자가의 은총만이 우리를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합니다. 우리가 바치는 가장 짧고 중요한 기도 역시 십자성호를 그으며 바치는 성호경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참 자랑스런 기도는 없을 것입니다. 얼마나 많이 바쳐온 참 좋은 기도, 성호경인지요! 알게 모르게 십자가의 주님과의 일치를 날로 깊이해 주는, 그리하여 각자 고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순교적 삶을 살게 해주는 주님의 십자가의 은총입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의 역사도 참 깊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은 4세기경 예루살렘에서 시작됩니다. 335년 9월13일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예수님의 무덤 위에 기념성당을 봉헌하고, 그 다음날인 9월14일 그의 모친 헬레나 성녀가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는 성 십자가를 성당 안에 걸어 현양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경배하도록 함으로 시작된 축일입니다.
후에 페르시아의 침입으로 성 십자가는 약탈당합니다만, 628년 동로마 제국의 황제 헤라클리우수가 이를 다시 찾아와 본래의 자리에 안치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도 추가됩니다. 교황 세르지우스 1세(687-701)에 이르러 이 축일은 전체 교회가 기념하는 축일로 자리잡게 됩니다. 성주간 성 금요일 수난 예식중 십자가 경배시 노래했던 내용들은 얼마나 은혜로웠던지요!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모두 와서 경배하세.” “주의 십자가를 경배하오며 주의 거룩하신 부활을 찬양하나이다. 십자나무를 통하여 온 세상에 기쁨이 왔나이다.”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 귀한 나무로다, 아무 숲도 이런 잎과 이런 꽃을 못내리라.” 이 모두를 요약한, 십자나무 생명나무의 은혜를 노래한 오늘 감사송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나무에서 인류구원을 이룩하시어, 죽음이 시작된 거기에서 생명이 솟아나고, 나무에서 패배한 인간을 나무에서 승리하게 하셨나이다.”
주님의 성 십자가는 영적승리의 표징도 됩니다. 잃었던 에덴동산을 찾아주신 파스카의 예수님은 당신 십자가의 생명나무에서 생명나무 열매인 성체를 모심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셨으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이 참 고맙습니다. 축일의 유래는 제1독서 민수기에서 보다시피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유랑시 모세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 갑니다. 바로 구리뱀이 상징하는 바 주님의 성 십자가입니다. 불평으로 불뱀에 물려 죽어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신한 모세의 간청에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너는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뱀에 물려 죽어가던 사람들은 모세가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은 구리뱀을 쳐다보면 살아납니다. 모세는 예수님의 예표가 되고 구리뱀은 성 십자가의 예표가 됩니다. 말 그대로 회개와 구원, 희망과 승리의 표징을 상징하는 주님의 성 십자가이며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친히 확인하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의 구원을 누리며 살게 하십니다. 우리가 영원히 믿고 바라볼 사랑의 대상은 회개와 구원, 희망과 승리의 표징인 파스카 예수님의 성 십자가뿐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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