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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준수 신부님의 성 고르넬리오와 성 치프리아노 순교자 기념(연중 제24주간 월요일): 루카 7, 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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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승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15 조회수48 추천수4 반대(0) 신고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7,7)

사람이 사람을 만나 살아가는 게 인생살이지만, 내가 만난 그 사람으로 인해 내 삶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그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었기에 그렇지 않을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을 통해서 문득 다가온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헨리 W 롱펠로우의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라는 시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 언제 보아도 언제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나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방인 백인대장과 백인대장의 부탁을 받고 예수님께 그에게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하는 유다 원로들, 물론 이들의 진솔한 말을 듣고 먼 길 마다하지 않으시고 죽어가고 있는 백인대장의 종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한걸음에 달려가시는 예수님, 이 모든 분은 참으로 아름다운 분들이시며, 오늘 우리가 이분들을 만남으로 우리의 삶이 아름답고 우리 또한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싶지 않나요. 

물론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종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원로들을 예수님께 보내서 자기 종을 살려 달라고 부탁한다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며 더욱이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정말 감동적이지 않나요. 그런 백인대장의 평소 삶과 그의 진심을 알고 있는 원로들 역시 거절하지 않고 예수님께 다가와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7,4.5)라는 말씀을 듣고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은 채 예수님 또한 기꺼이 그들과 함께 가셨습니다. 회당을 지어 준 것도 잘한 일이지만 이방인인 그가 우리 민족을 사랑한다, 는 그 말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기 종을 아끼고 염려하는 그 마음은 바로 예수님의 마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훌륭한 성품을 겸비한 사람이었기에 예수님께서 직접 자기 집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을 보내어 그들 편에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7,7)라고 청합니다. 이방인 백인대장의 예수님께 대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공경하는 마음과 겸손한 말마디가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또한 그 진정성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같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 전혀 들어 보지 못한 진심 어린 말과 전혀 느껴보지 못한 당신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더 나아가서,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7,8)라는 말에 그의 인품과 삶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함과 진정성을 예수님은 알아보십니다. 그랬기에 예수님은 감탄하시어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7,9)하고 그를 칭찬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찬사는 정말 당신에게도 이 백인대장의 믿음으로 많은 위로와 힘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이는 곧 세상을 살면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에게 다시금 마음 깊이 새기게 합니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하고 예수님께서 그의 겸손하고 확고한 믿음을 인정해 주셨기에 그랬을지 모르지만, 그 백인대장의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주십시오.”(7,6.7)라는 표현은 미사 전례 안의 영성체를 모시기 전의 기도문에 삽입되어 지속되어오고 있습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라는 기도문으로 백인대장의 주님께 대한 믿음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백인대장처럼 마음이 아름다운 예수님의 마음에 머물면서 우리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 고 고백하는 하루가 됩시다. “노예는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다.” (7,1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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