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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탐욕에서 벗어나는 법: “그래도 숙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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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16 조회수83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한가위 

 

 

 

<탐욕에서 벗어나는 법: “그래도 숙제니까!”>

 

 

 

복음: 루카 12,15-21

 

 

 


LORENZETTI, Pietro 작, (1325)  

    

 

    한가위는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명절입니다. 그런데 왜 시스템적으로 매년 이렇게 하도록 모든 나라에서 명절을 지낼까요? 그 이유는 시스템적으로 감사를 표현하지 않으면 탐욕에 시스템적으로 잠식되기 때문입니다. 

 

 

    1997년 수원 소재 전교 1등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갑자기 오른 성적 때문에 수군거리는 친구들의 태도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 학교 가기가 무서워요. 애들이 무서워요. 말투와 눈빛이, 행동들이….”

300명 중 100등 하던 아이가 한 학기 만에 전교 1등을 하니 그럴 수밖에요. 그렇다면 다음 시험으로 전교 1등을 할 실력임을 증명하면 되지 않았을까요?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시선보다는 다음 시험의 부담 때문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내가 이뤄낸 것들은 이렇게 잃을까 봐 불안합니다. 

 

 

    1997년 같은 해 성남시에서도 1등을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는 “1등일 때 죽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했고, “나는 최고인 이 순간 자유를 얻었다.”란 유서를 남기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렸습니다. 1등을 유지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것입니다. 

 

 

    내가 이뤄낸 것은 이렇듯 지푸라기처럼 잃어버릴까 봐 나를 두렵게 만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탐욕이 많은 부자는 자기 재산을 잃을까 봐 곳간을 넓히려 합니다. 그러나 오늘이 그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얼마나 부질없습니까? 내가 이뤄놓은 것이나 가진 것들이 부질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죄는 탐욕에서 비롯되는데 탐욕은 가만 있으면 저절로 나를 잠식합니다. 건물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허물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 탐욕을 이기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없습니다. 

    1946년 최초의 마취제 ‘에테르’가 발견되었습니다. 의대 2년생 모턴입니다. 그가 특허 신청 때 지도교수인 ‘웰치’와 실험실을 내어준 화학과 교수 ‘잭슨’이 자신이 특허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셋은 법정 싸움까지 갔습니다. 잭슨은 정신병에 걸렸고, 웰치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으며, 모턴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뇌출혈로 사망합니다.

 

 

    나의 것이면 뭐 하겠습니까? 목숨을 잃게 된다면. 성경에는 ‘못된 소작인의 비유’가 나옵니다. 소작인은 추수철마다 소출 일부를 주인에게 봉헌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거부하였습니다. 소출의 일부를 받으러 온 종들을 때리고 죽이고 하였지만, 주인은 외아들을 보냈습니다. 이는 감사의 봉헌 시스템 안에 자신을 넣지 못하는 사람은 성체를 영해도 그 안에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선악과와 뱀 앞에 서 있는 하와와 같습니다. 선악과를 바치지 못하면 뱀에게 자기를 바치는 것이 됩니다. 선악과는 매년 열매가 맺힐 때마다 바쳐야 합니다. 부모를 기억해야 하는 명절이 규칙적으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잡초가 나고 건물이 허물어지는 일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잡초를 뽑고 건물을 다시 재건하는 일도 규칙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시스템을 이기는 것은 시스템밖에 없습니다. 

 

 

    유대교에서는 부모 공경 의무(키부드 아브 바-엠 Kibbud Av Va-Em)를 규율로 정해 실천합니다. “자녀는 부모가 앉는 자리나 사용하는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부모가 있는 자리에서는 자녀가 함부로 발언하지 않는다. 자녀는 부모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즉시 이를 제공하며, 필요시 부모를 돌볼 책임을 진다.”와 같은 규정들입니다. 법으로 정해져 있기에 유대인들의 부모 공경은 대단합니다. 그렇게 규율로 자신을 얽어매면서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아빠는 아이에게 과자를 사 주면 규칙적으로 하나만 아빠 달라고 말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아이는 아빠에게 하나를 주기도 아까워할 것입니다. 

 

 

    EBS ‘엄마가 울었다’는 어느 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부모님을 30번 칭찬하고 그 내용을 적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30번을 다 채우니 자신이 자랑스럽고 집이 좋아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들이 끝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입니다.  

    “그래도 숙제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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