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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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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1 조회수93 추천수4 반대(1) 신고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마태 9,9-13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오늘은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의 삶과 신앙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마태오가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장면을 들여다보게 되지요. 사실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당신 제자로 부르신 것은 커다란 ‘스캔들’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 세리는 민족을 등쳐먹는 배신자이자, 자기 배를 불리기 위해 하느님 뜻을 거스르는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실 메시아로 오셨다는 분이 그런 사람을 당신과 함께 일할 사도로 뽑으셨으니 사람들은 그런 예수님의 결정을 두고 ‘저 사람이 정말 그리스도가 맞나?’하는 의구심을 품었을 겁니다. 또한 예수님을 거스르는 종교 지도자들에게는 마태오를 제자로 삼은 예수님의 선택이 그분을 비난하고 배척할 좋은 구실이자 명분이 되었을테구요.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전할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마태오를 부르시는 장면, 오해와 비난의 소지가 다분한 그 장면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포함시킨 것은, 더 나아가 마태오라는 사람을 그 복음서를 집필한 저자로까지 인정한 것은 커다란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초기 교회 공동체의 신앙인들은 오늘날 우리들처럼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모든 것이 명확하게 정리된 상태에서 신앙생활을 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따르기는 하지만 아직 신앙에 대한 그리고 주님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죄인’이 교회 공동체에서 함께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공동체의 ‘리더’ 역할까지 할 수 있음을 받아들인 것은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드러나는 예수님의 소명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13)

 

자신은 죄인들과 ‘다르다’고 자부하며 그들과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죄인들을 심판하며 단죄하는 일에 열을 올렸던 바리사이들과는 달리, 예수님은 당신이 직접 죄인들의 편에 서겠다고 천명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맡기신 이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예수님께는 죄인이든 의인이든 그들이 하느님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에 있어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이 ‘의롭다’고 자부하는 교만한 이들의 마음에는 ‘나는 너와 다르다’는 배타적 차별의식이 깊게 배어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런 마음가짐이 우리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고 타인과의 일치를 방해하며 공동체 내부에 분열과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이 바라시는 건 ‘옳고 그름’이라는 기준으로 사람들을 구분짓고 차별하는 게 아님을 분명히 하십니다. 또한 사람이 죄를 짓는 건 그의 마음 속에 하느님을 정면으로 거스르려는 사악한 의도가 명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부족함과 약함 때문임을, 그로 인해 죄를 지어 마음과 영혼이 병드는 딱한 처지가 되는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그러므로 누군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고 단죄하며 ‘우리’라는 공동체에서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하십니다. 오히려 그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인내와 사랑으로 품어줌으로써 그가 죄로 인해 받은 상처를 잘 치유하고 다시금 하느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예수님 당신이 바로 그 일을 하기 위해 오셨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으니, 그분을 믿고 따르는 우리도 그렇게 함이 마땅하겠지요. 그러니 비난보다는 이해를, 단죄보다는 용서를, 배척보다는 포용과 자비를 지향해야겠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건 나보다 부족하고 약한 이들을 ‘희생제물’ 삼아 나의 의로움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큰 자비와 사랑으로 그들을 품어 안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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