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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하느님께 '첫째'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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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2 조회수90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느님께 '첫째'가 되는 길>

 

오늘 말씀전례는 우리가 걸어야 할 참된 길을 제시해줍니다.

곧 '첫째가 되는 길로 모든 이의 종이 되는 길'(마르 9,35)을 제시합니다.

제1독서인 <지혜서>의 의인은 예수님을 표상합니다.

 

의인에게 덫을 놓는 악인들의 위협은 마치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고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으니 말이야.”(마태 27 43)라고 비아냥거리는 유다 지도자들과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 예고 후에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마르 9,34)는 문제로 논쟁을 벌인 제자들에게 당신을 따르는 이가 걸어야 할 길을 제시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죽으러 가시는 것과는 달리 제자들은 자신들의 키 재기와 힘겨루기를 하며, 자신들의 야심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스승의 죽음을 목전에 둔 제자들이 벌리는 철없고 어처구니없는 어리석은 논쟁을 하고 있지 않는지 들여다 볼 일입니다. 

우리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큰 사람, 높은 사람 되어 자신의 야망을 채우려 하고 있지는 않는지 말입니다. 

제2독서에서 사도 야고보는 이를 잘 말해줍니다.

“시기와 이기심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온갖 악행도 있습니다.”

(야고 3, 16)

“여러분의 싸움은 어디서 오며 여러분의 다툼은 어디서 옵니까? 

여러분의 지체들 안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욕정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까?”

(야고 4,1)

반면에, '위에서 오는 지혜'와 '의로움의 열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위에서는 오는 지혜는 먼저 순수하고, 그 다음으로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며 자비와 좋은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의로움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이들을 위하여 평화 속에서 심어집니다.”

(야고 3,17-18)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르 9,35) 

이 말씀은 '첫째'가 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진정한 첫째'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곧 사람들 앞에서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첫째'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마르 9,34)는 이 질문을 이렇게 바꾸어 봅니다.

"하느님 앞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고 높은 사람인가?"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의 종이 되는 자'라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심은 단지 자신을 비우고 ‘꼴찌’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높여 받드는 사람입니다.

 

다른 이를 존중하고 앞세우는 이입니다.

곧 자신을 타인 아래 두고, 타인의 종이 되어 섬기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의 종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르쳐주시기 위해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껴안으시며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 9,37)

그렇습니다. 

'종이 된다는 것'은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되,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예수님의 ‘종’으로서, 주님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종'은 주인께 ‘속한 이’로서 자신의 일이 아니라 주인의 이름으로 주인의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란 당시의 가정이나 사회에서 군림하지 못하고 지배받고 군림당하는 이의 표상입니다. 

그러니 어린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회에서 천대받고 미천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군림 받는 무력한 이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 어린이처럼 그렇게 무력하게 죽으러 가는 바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첫째'가 되는 길이라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곧 당신처럼 그렇게 당하면서 이루는 길을 '첫째'가 되는 길로 제시하십니다.

 

그것은 무력하여 사람에게는 '꼴찌'가 되고, 무력하기에 하느님께는 '첫째'가 되는 길입니다.

바로 이 길이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하는 우리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르 9,35)

주님!

자신을 앞세우지도 위에 두지도 않게 하소서.

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고, 업신여기기보다 존경하게 하소서.

자신을 낮추되 작은이나 무능한 이에게도 낮추고, 타인을 섬기되 낮은 이나 힘없는 이도 섬기게 하소서.

자신을 실현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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