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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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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04 조회수283 추천수5 반대(0)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트에 가면 특별 사은 행사로 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때도 있습니다. 2달 전에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아이를 위한 방문이 있었습니다. 구역장님이 이왕 가는 길에 97세 어르신이 입원했는데 시간 되면 방문해 주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시간도 되고, 당연히 가겠다고 했습니다. 성당에서 성체를 모시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의식이 없던 아이였습니다. 혼자서 호흡도 어려웠던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눈을 떴고, 며칠 전에는 휠체어를 타고 병원 밖으로 산책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던 아이의 아버지는 퇴원해서 통원 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아이의 엄마도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97세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편과 헤어진 딸이 있었습니다. 그 딸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어르신의 돌봄으로 손녀는 결혼했고, 그 손녀가 또 아이를 6명 낳았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이 모두 세례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증손자들이 커가는 것을 볼 수 있기를 청하였습니다.

 

아이와 어르신을 위해 기도하면서 요즘 독서에서 읽었던 욥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하느님께 충실했던 욥은 큰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재물을 잃어버렸고, 자식들도 잃어버렸고, 몸도 병이 들었습니다. 하느님께 원망할 수도 있지만 욥은 그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겼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욥의 굳센 믿음을 보시고, 다시 재물의 축복과 자녀의 축복을 주셨습니다. 욥은 하느님의 축복 속에 늘그막까지 수를 다하고 죽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큰 시련을 겪었던 아이의 엄마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아이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신앙이 없었다면 감당하기에 너무 힘든 시련이었을 것입니다. 구역에서 기도하고 있고, 정성을 모아 전달하였습니다. 2주 후에는 아이도 퇴원하여 집에서 돌 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아이가 하품하고, 용변을 보는 것도 큰 축복입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로 아이와 아이 아빠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를 청하였습니다. 97세 어르신처럼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청하였습니다.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나 지배하려 하지 않고, 소인은 지배하려 하나 공정하지 못합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각 악기의 소리를 존중합니다. 각 악기가 똑같은 소리를 낸다면 아름다운 음악이 되지 못합니다. 각 악기는 저마다의 소리를 연주해야 합니다. 그러나 각자의 악기는 지휘자의 뜻을 따라 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나침판은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언제나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릴 수는 있지만 언제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화이부동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경청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차분하게 이야기합니다. 믿음이 가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욥은 화이부동의 삶을 살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셨을 때도 감사했고,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거두어 가실 때도 감사했습니다. 재물이 많았을 때는 기꺼이 이웃과 나누었고, 재물을 다 잃었어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오직 하느님의 영광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욥을 고통과 시련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욥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동이불화의 삶을 사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곁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마귀를 쫓아낼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고 기뻐하였습니다. 병자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고 기뻐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능력과 업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교회가 세속화 된다고 합니다. 교구는 성직자의 부족으로 본당의 숫자를 줄인다고 합니다. 성직자와 수도자를 지망하는 성소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해와 시련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성공과 권력, 명예와 재물이라는 먹이를 찾기 때문입니다. 교회와 신앙인이 거룩함을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화이부동의 삶을 사는 사람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예수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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