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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7 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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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08 조회수305 추천수3 반대(0)

성서를 읽지 않았던 분도,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도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골리앗은 거인이었고, 싸움을 잘했습니다. 다윗은 소년이었고, 내세울 무기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골리앗을 보고 겁에 질렸습니다. 소년 다윗은 돌팔매로 거인 골리앗을 이겼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작은 이를 통해서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십니다. 성서를 읽은 사람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다윗과 골리앗의 뒷이야기는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다윗은 8형제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 다윗의 형 3명은 블레셋과의 싸움을 위해서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다윗의 아버지 이새는 다윗에게 형들에게 줄 음식을 가져가라고 하였습니다. 다윗은 형들에게 줄 빵과 치즈를 들고 블레셋과 싸우는 현장으로 갔습니다. 만일 다윗이 아버지의 말씀을 듣지 않고, 빵과 치즈를 가져가라는 심부름을 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다윗의 전설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룻의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이방인이었던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를 모시지 않고, 고향으로 갔었다면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다윗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를 정성껏 모셨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룻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실 가문을 정해 주셨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의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우연히 길을 가다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게 되었습니다. 만일 그때 키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지 않았다면 십자가의 길기도도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의 도움으로 예수님께서는 3번 넘어지시면서도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성서는 단 한 번 우연히 길을 가다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을 기억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길가의 돌 하나로도 아브라함에게 하신 일보다 더 큰 일도 하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다음에는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가운데 더러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1982년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당시 신학교에는 서울 대교구, 대전교구, 인천교구, 수원교구, 춘천교구, 원주교구 신학생들이 같이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다가 신학교에 온 형들도 있었고, 저처럼 고등학교 졸업하고 신학교에 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 잡던 어부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 주신 것처럼 질그릇 같던 우리들을 하느님께서는 사제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다가 신학교에 온 형들은 이제 은퇴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친구들도 이제 5년 정도 후면 은퇴할 시기가 됩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저까지도 불러주셔서 사제가 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나의 능력보다 과분한 일이 주어졌다면 하느님의 이끄심을 청하며 겸손하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나의 능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주어졌다면 그 또한 감사하면서 기쁘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알려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입니다. 예전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하지 마라, 세상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아들딸로 살지도 않으면서.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만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라고 하지 마라,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만 바라면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먹고 남을, 양식을 쌓아 두려 하면서.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오니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하지 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하지 마라, 죄지을 기회를 애써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이라고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도 않으면서.”

 

오늘 하루 주님의 기도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그 가르침대로 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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