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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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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10 조회수81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루카 11,5-13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어제 복음에서 ‘주님의 기도’를 통해 기도의 중요한 부분인 ‘청원’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오늘 복음에서는 ‘두 벗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할 때 지녀야 할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 살펴봅니다. 예수님은 기도에 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두 벗 사이의 관계에 빗대어 설명하시지요. 인간적인 친분만으로는 선뜻 들어주기 어려운 청원이라도 그것이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자비를 베풀기 위한 것이라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지속적으로 간절히 청하면 그가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것처럼,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할 때에도 그렇게 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기도의 현실’은 예수님 말씀처럼 녹록치가 않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데도,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이루어주시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땐 그분의 싸늘한 ‘침묵’이 참으로 아프게 다가오지요. 게다가 내가 청하는 것과 정 반대 방향으로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는걸 보게 될 땐,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향했던 나의 마음이 그분으로부터 돌아서게 됩니다. 우리가 겪는 기도의 현실이 이렇다보니 청하고 찾고 두드리라는 예수님 말씀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할 때 첫번째 마음가짐은 그분께 대한 온전한 ‘신뢰’입니다. 나를 지어만드신 창조주로써 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며,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까지 다 아시는 하느님을 신뢰하는 것이 첫째요, 그런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신뢰가 둘째겠지요. 그런 신뢰가 있을 때 개인적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먼저 헤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을, 그분께서 나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것을 청하게 됩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바람과 나의 바람이 일치된 상태에서 하느님께 간절히 청하는 기도를 그분이 외면하실 리가 없지요. 하느님은 당신이 주시려는 것을 내 편에서 먼저 바라게 하시고, 가장 좋은 때에 아낌없이 베푸시는 분이기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할 때 두번째 마음가짐은 주도권을 하느님께 넘겨드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삶과 세상을 자기 중심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에, ‘좋고 나쁨’ 조차 본인 기준으로 판단하려 들 때가 많지요. 문제는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조차 알지 못하는 부족한 우리이기에,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숲이 아닌 나무만 보게 되는 우리이기에, 어떤 것이 정말 나에게 좋은 것인지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우리의 부족함을 잘 아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우리가 청하는 걸 주시지 않고 우리에게 정말 좋은 것을 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성령을 받아들이는 거라고 하십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느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기에 눈 앞의 작은 이익과 손해에 일희일비 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결과가 좋지 않아도,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도, 결국엔 자신을 가장 좋은 길로 이끌어주실 하느님을 신뢰하기에 그분의 섭리 안에서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들을 선택하게 되지요. 그런 선택들이 쌓여 나의 삶을 최선의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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