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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에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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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13 조회수113 추천수4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10/13) : 연중 제28주일

* 제1독서 : 지혜 7,7-11 * 제2독서 : 히브 4, 12-13

복음 : 마르 10, 17-30

17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19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20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3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4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6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28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29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30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 <오늘의 강론>

오늘은 연중 28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참된 지혜’를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먼저 ‘참된 지혜가 무엇인가?’를 묻기 전에, ‘나는 진정 지혜를 원하고 있는가, 지혜를 찾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현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기도하자 나에게 예지가 주어졌고

간청을 올리자 지혜의 영이 나에게 왔다.”(지혜 7,7)

여기에서, 현인이 ‘기도하자’, 혹은 ‘간청을 올리자’ ‘예지’가 오고, ‘지혜의 영’이 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곧 그것을 바라고 찾을 때, “주어졌고”“왔습니다.” 그러니 지혜는 “주어진 것”이며, “오신” 것입니다. 곧 ‘선사된 선물’이라는 말씀입니다.

<지혜서>의 이 말씀은 <열왕기 상권> 3장에 나오는 솔로몬의 기도 매우 흡사합니다. 주님께서 기브온에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시어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1열왕 3,5) 하고 물으셨을 때, 솔로몬은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1열왕 3,9)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 지혜는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경외할 때, 곧 사랑할 때’ 하느님으로부터 얻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을 경외하고 사랑을 실행할 때마다’, ‘사랑을 지신을 비우고 헌신을 실천할 때마다’ ‘그분에게서 부어져 조금씩 조금씩 몸에 익혀지는 삶의 자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2독서>에서, ‘선물’로 주어진 ‘지혜’는 시편작가에 따르면, “꿀보다도 단”(시 119,103) 맛이지만, 동시에 히브리서 작가에 따르면, 살아있고 힘이 있는’ “쌍날칼보다도 날카로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이’ 안에서 일어납니다.

히브리서 작가는 말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 4,12)

이는 ‘말씀’이 참됨을 가려내는 ‘지혜의 힘이요 능력’임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그분 눈앞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히브 4,13)라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참된 지혜이신 “예수님의 말씀”은 부자청년과 제자들을 “벌거숭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재물을 버리지 못해서 예수님을 따라나서지 못한 ‘부자인 어떤 사람’과, 이미 재물은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으면서도 온전히 자신을 버리지도, 온전히 예수님을 따르지도 못하고 있는 제자들을 “벌거숭이”로 만들어버립니다.

‘말씀’은 부자 청년에게 하신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르 10,21)라는 말씀과 제자들에게 하신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자신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10,29 참조)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그들을 가리고 있던 ‘껍데기의 옷’이 발가벗겨버리고, 그들의 마음 속 생각과 속셈을 들통내버립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예수님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따를 것인가?’라는 결단의 문제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런데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마르 10,17)라는 부자청년의 질문과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겠습니까?”(마르 10,26)라는 제자들의 질문 사이에는 애초부터 서로 다른 마음의 안배로부터 시작됩니다. 곧 부자청년의 질문은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것이지만, 제자들의 질문은 ‘모든 사람들의 구원을 얻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자’는 자신의 영생을 위해 죄짓지 않고 율법을 지켜왔고, ‘제자들’은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집과 형제를 떠나 예수님을 따라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 같이 아직 영생과 구원을 얻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부자인 어떤 사람’에게는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르 10,21) 라고 하시며, 그리고 ‘제자들’에게는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자신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10,29 참조)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부자청년은 비록 율법을 지켰다 하나, 그것은 단지 자신을 위하여 죄를 짓지 않았을 뿐, 다른 사람에게 선을 베풀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을 냉대하고 무관심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단지 자기 지킴이 아니라, 자기 버림과 자기 나눔을 통해서 ‘타인에게 선을 베풀라’고 하십니다. 곧 가진 것을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판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라’고 하십니다. 곧 ‘가난한 이들과 깊은 연대를 맺고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곧 ‘사랑을 실행하라’ 하십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능력이나 노력, 힘으로는 바늘귀를 빠져나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의탁해야 할 일입니다. 곧 하느님의 말씀의 능력에 자신을 비워 드려 그 지혜가 우리 살 속으로 파고들도록, 말씀의 영의 권능에 승복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에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

주님!

재물이 없어도

고집과 완고함으로 자신을 채우고 있는 저는 부자입니다.

힘과 능력이 없어도

제 주장과 의견을 앞세워 물러서지 않는 저는

제 뜻으로 가득 차 있는 부자입니다.

저를 가늘게 부수고 부수어, 당신 바늘귀에 꿰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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