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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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11-01 | 조회수354 | 추천수3 | 반대(0) |
컴퓨터와 인터넷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10년이 넘은 컴퓨터는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서 터질 뻔했다고 합니다. 컴퓨터를 잘하는 형제님이 배터리를 새로 주문하였고, 컴퓨터 내부를 새롭게 업그레이드해 주었습니다. 예전의 프로그램과 조금 달랐지만 금세 익숙해졌습니다. 사제관 인터넷도 파란불과 빨간불이 번갈아 들어왔습니다. 파란불일 때는 인터넷이 잘 되는데 빨간불일 때는 인터넷 사용이 어려웠습니다. 인터넷 회사에서 직원을 보내 주었고,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파란불이 들어오니 막힌 길이 뚫린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뿌리를 내릴 때까지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나무도, 토양도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면 거기에서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졌던 나쁜 습관들, 이 세상에서 가졌던 죄의 습성을 버려야 할 겁니다. 시기, 질투, 욕망, 나태, 편견, 분노, 탐식과 같은 걸 버려야 할 겁니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 때입니다. 모두가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은 배가 아팠는지 다른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노벨상 위원회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건 노벨 평화상의 권위를 훼손하는 발언이었습니다.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작품이 새롭게 조명되었고, 모두가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문인 중에 배가 아팠는지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강 작가에 대한 한림원의 평가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문학상 후보 중에 한강보다 뛰어난 작가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림원은 한강이 여자라서 노벨상을 준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후보 작가들의 서류를 놓고 선풍기를 돌린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건 같은 민족으로서 축하해 주지 못하는 시기와 질투의 발언이었습니다. 서산대사는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답설야중거 불수호난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이라는 시를 남겨주었습니다.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면 발걸음을 신중히 하여라. 오늘 내가 가는 길은 뒷사람에게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오늘 위령의 날을 지내면서 세상을 떠난 모든 분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어떤 분들은 욕망의 바벨탑을 쌓으면서 살았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부활의 십자가를 지고서 살았을 것입니다. 욕망의 바벨탑에 묻혀서 연옥에 있는 영혼들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한 영혼들의 전구를 구하며 우리들 또한 부활의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위령의 달입니다. 지나온 나의 발걸음이 욕망의 바벨탑을 쌓으려는 것이었다면 내려와서 부활의 십자가를 지고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나온 나의 발걸음이 뒷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향한 희망의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위령의 날을 지내면서 ‘위령 감사송’을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은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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