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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성화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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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1-04 조회수154 추천수9 반대(0) 신고

                                           “주님 중심의 이타적 사랑의 삶”

 

 

“이스라엘아, 주님을 고대하여라,

 이제부터 영원까지.”(시편131,3)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에 대한 간소한 삶에 대한 소개에서 성숙한 일면의 모습을 만납니다.

 

“그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술도 안마시고, 커피도 끊었고, 여행도 거의 않는다. 좋아하는 이들과 대화하고, 동네를 산책하고, 차를 마신다. 그의 삶이 더 좋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그의 삶이 흥미롭고, 행복하고, 가치있다고 말하고 싶다. 무엇에도 견주지 않고, 존재 증명을 위해 애쓰지 않는 삶, 과잉의 시대에 갇힌 우리는 간소하게 살아가는 방식을 택하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저항이 되지 않을까?”

 

삶은, 행복은 선택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성화의 여정을 택하여 하루하루 본질적 깊이의 단순한 삶을 사는 것도 지혜이자 행복입니다. 옛 어른의 지혜입니다. 마음공부는 성인공부로 바꾸어 읽어도 무방하겠습니다.

 

“마음공부란 본성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본성의 방향을 나은 쪽으로 돌리려는 노력이다.”<다산>

이래서 성화의 여정에 결적적 도움이 되는 마음공부입니다.

“욕심이 적다면 본래의 마음을 보존하지 못하더라도 잃는 것이 적고, 욕심이 많다면 본래의 마음을 보존하더라도 보존됨이 적다.”<맹자>

무욕의 지혜입니다. 욕심은 부단히 진리추구의 청정욕으로 전환시킴이 지혜입니다.

 

오늘은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입니다. 성인은 이탈리아의 귀족 가문 출신으로 평신도 시절 22세 교황청의 강력한 신임을 받았으며 교황이 된 비오 4세 삼촌은 그를 밀라노 대교구장으로 임명합니다. 교황 비오 4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그는 강력한 교황 후보직을 내려놓고 밀라노의 대주교로서 주교문장의 "겸손(humilitas)"이란 말마디 그대로 겸손히 그의 책무에 충실했습니다. 

 

그는 교회차원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했으며,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진정한 종교개혁과 쇄신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주교좌 성당안에 있던 화려한 무덤들과 부유한 장식품들, 깃발 등을 사치로 규정하여 철폐함으로 성당 내부를 간소화했으며, 당시 교회가 무질서하고 세속화된 이유가 성직자들의 무지와 무능에 기인함을 깨달아 훌륭한 성직자들의 양성을 위해 신학교를 설립합니다. 

 

주술과 이단과의 싸움에 온힘을 다하면서 교회를 수호했고, 말년에는 밀라노에 흑사병이 창궐하자 귀족들이 흑사병을 피해 모두 도망쳤을 때도 끝까지 밀라노에 남아 병자들을 보호하고 치유하는데 온힘을 다했고 밀라노도 평온을 되찾습니다. 그러나 보로메오는 오랜 극기와 과로로 소진되어 1584년 11월3일 밀라노에서 46세로 선종합니다. 

 

“주님, 저는 여기 대령했나이다.”

 

주교님이 선종하기전 마지막 남긴 임종어입니다. 평생을 주님 앞에서의 삶이었음을 봅니다. 제 요즘 애송하는 단풍물든 장엄한 불암산을 보며 쓴, “늘 앞에 있는 산, 늘 앞에 있는 당신, 이 행복에 삽니다" 짧은 고백시도 생각납니다. 언제 어디서든 사랑의 주님앞에서의 행복한 삶이면 참 좋겠습니다. 보로메오는 얼마 지나지 않아 1610년 11월 교황 바오로 5세에 의해 시성됨으로 그의 성덕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입증됩니다.

 

오늘 복음이나 독서 말씀도 주님 중심의 이타적 삶을 추구하는 성화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서로 주고받는 유유상종의 세속화된 이기적 삶이 아닌 온전히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아낌없이 나누는 이타적 아가페 삶을 살라 하십니다. 보로메오 성인도 이런 사랑으로 사목했음을 봅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말그대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자발적 이타적 아가페 사랑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도 마음에 깊이 와닿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누며, 같은 마음, 같은 사랑을 지니고, 서로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주는 사랑의 삶을 살라는 촉구입니다. 오늘 이 거룩한 미사중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주님의 다음 말씀입니다. 성화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되는 권고입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필리2,3-4).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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