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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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11-14 | 조회수251 | 추천수9 | 반대(0) |
산보 중에 한국에서 카톡이 왔습니다. 이름을 보니 31년 전, 보좌 신부로 있을 때 알던 청년입니다. 달라스에서 12시면 한국은 새벽 2시입니다. 당시에 청년 활동하던 자매와 결혼했습니다. 큰 애가 27살이라고 하니,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저는 반가운 마음에 전화했고, 우리는 예전의 추억을 나누었습니다. 늦은 시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 생각이 나서 문자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본당에 청년은 100명이 넘었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도 200명이 넘었습니다. 교사회, 성가대, 청년연합회, 레지오, 청년성서 공부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열정, 패기, 도전, 모험, 낭만이 넘치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른들과 성서 공부도 했고, 전 신자가 함께 가족 캠프도 갔습니다. 저는 2년 동안 본당 신부님을 3분이나 모시는 영광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사제관에서 짐을 세 번이나 옮기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2층을 사용했는데, 새로 오신 신부님이 2층을 사용하겠다고 해서 1층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또 새로 오신 신부님이 1층을 사용하겠다고 해서 다시 2층으로 옮겼습니다. 덕분에 필요 없던 짐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30년이 지났는데, 저를 잊지 않고 연락해 주니 고마웠습니다. 내년에 한국 가면 그때 그 시간의 추억으로 여행을 가보려 합니다. 며칠 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었습니다. 졸업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제자들이 선생님과 선생님의 아들을 초대해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지식만 가르쳐주지 않고,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학생 중에 1명이 문제를 자주 일으켰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한 번만 더 문제를 일으키면 퇴학시키겠다고 했습니다. 학생은 마음을 잡고 학교를 잘 다니나 했더니, 다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담임 선생님을 불러서 퇴학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두가 저의 부덕함입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이번에도 문제를 일으키면 제가 교사를 그만두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선생님이 무릎까지 꿇고 간절히 부탁하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와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진실한 모습과, 선생님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문제를 일으키던 학생도 눈물 흘리면서 선생님께 용서를 청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하나가 되었고, 물의를 일으키던 학생도 무사히 졸업했다고 합니다. 그런 학생들이 20년이 지난 후에도 선생님을 찾아왔고, 감사를 드렸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의 길을 이야기하십니다. 하나는 노아와 롯의 길입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이웃을 사랑하는 길입니다. 그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고 하십니다. 이 세상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욕망을 따르는 길입니다. 권위와 독선의 길입니다.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길입니다. 그 길의 끝에는 전쟁, 폭력, 기아, 가난, 난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정화하시고, 심판하시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성령의 은사를 받아들여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우리가 함께 나눈다면, 우리가 말씀을 가슴 속에 담고 산다면 세상의 마지막 날이 온다고 해도 두려운 것 없습니다. 신앙의 여정은 끝날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 목숨 보전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오늘 독서는 우리가 일치의 삶을 사는 길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그대에게 써 보내는 것은 무슨 새 계명이 아니라 우리가 처음부터 지녀 온 계명입니다. 곧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가 그분의 계명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고, 그 계명은 그대들이 처음부터 들은 대로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주라는 광대한 ‘밭’에 하느님께서는 ‘보물’을 숨겨 놓으셨습니다. 그 보물은 바로 ‘지구라는 별’입니다. 지구라는 넓은 밭에도 ‘보물’을 숨겨 놓으셨습니다. 그 보물은 바로 하느님을 닮은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랑은 같은 말 같습니다. 사람은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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