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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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11-21 | 조회수342 | 추천수5 | 반대(0) |
보름달이 주는 상징은 ‘충만하다’라는 의미와 ‘풍요롭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충만하고 풍요로운 건 이웃에게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추석과 미국의 추수 감사절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풍요롭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겁니다. 충만하게 해 주셨으니, 이웃에게 나누는 겁니다. 저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하고, 풍요로웠던 날이 있었습니다. 수요일에는 암 환자를 위해서 집으로 찾아가서 세례를 주었습니다. 형제님은 건강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암을 치료하면서 지난날들을 돌아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세례명을 레오라고 정했습니다. 사자처럼 용맹하게 암도 이겨내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목요일에는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아이를 위해서 집으로 찾아가서 세례를 주었습니다. 4달 전에 중환자실에 있을 때는 의식이 없었습니다. 찾아가서 기도하니, 발가락이 조금 움직였습니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지금은 이야기를 듣고 빙그레 웃기도 합니다. 그날 세례를 주면서 함께 했던 분들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는 요셉으로 세례명을 정했습니다. 아이의 생일이 3월 19일이라서 제가 그렇게 정해 주었습니다. 금요일에는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4살 된 아들과 임신 중인 아내를 남겨 두고 하느님의 품으로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날, 아버지가 끓여준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와 산책하러 나갔다가,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병원으로 갔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모여서 고인의 임종을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님의 심정도,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내의 심정도 무척이나 가슴 아팠을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4살 아들과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태중의 아이를 생각하니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장례미사가 있던 날은 ‘모든 성인 대축일’이었습니다. 모든 성인이 세상을 떠난 안드레아를 천국으로 인도하리라 생각하며 장례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토요일에는 ‘유아세례’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아기를 위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동부에서 왔습니다. 아기의 대부는 휴스턴에서 왔습니다. 아이의 세례명은 ‘노엘’이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님이 정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충만한 날이었습니다. 마침 부주임 신부님이 성지순례 중이어서 제가 충만함을 온전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성전의 고유한 모습은 ‘기도하는 집’입니다. 더불어서 성전은 복음을 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형제와 자매들이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성전은 이제 예수님께서 당부하셨던 것처럼 나눔이 이루어지는 곳이어야 합니다.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외로운 이들이 머물 수 있는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곳에서 희망의 빛이 퍼져나가야 합니다. 우리들 또한 거룩한 성전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이 지친 삶에서 위로를 얻는다면,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이 복음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이 절망 중에서도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면 세상의 어떤 성전보다도 거룩하고 아름다운 성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서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바로 우리들의 몸이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을 모시는 나의 몸과 마음이 주님의 뜻에 따라 충실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너그러운 마음으로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곳이 진정한 성전이고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분열과 갈등이 있는 곳, 욕심과 분노가 있는 곳은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여도 주님께서 원하는 성전이 아닙니다. 2024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내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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