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낮춤으로 높아지시는 분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나해] (요한 18,33ㄴ-37)(성서 주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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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4-11-23 | 조회수40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낮춤으로 높아지시는 분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나해](요한 18,33ㄴ-37)(성서 주간)
1925년 비오 11세 교황님께서는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하셨다. 따라서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 우리 모두는 축일이름 그대로 연약하고 죄 많은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이심을 경축하는 날이다. 예수님께서는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니라, 당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시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며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죄목을 얻었다. 예수님 사형을 바라던 유다 지도자들이 ‘자칭 메시아’라고 주장했다는 뜻으로 조롱하려고 붙인 이름이다. 그런데 조롱하고자 붙였던 이 죄명이 진실이 되었다. 온 세상이 예수님의 탄생을 원년으로 정하고 있기에. 예로부터 임금이 즉위하면 그때부터 햇수를 계산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가 예수님 탄생을 원년으로 해 햇수를 정한다. 이는 예수님을 세계의 왕으로 믿는 셈이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다윗처럼 종래의 임금으로서의 메시아가 아니시다. 권력으로 백성을 누르는 분이 아닌, 당신 생명마저 희생하여 백성을 섬긴 메시아의 모습을 보이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하면, 내가 너희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한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빌라도가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이오?”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답하셨다.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이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이는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인류 역사는 권력을 가지려던 수많은 왕과 권력가가 이룬 흥망성쇠로 채워져 있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몫이라는 말대로, 그 수단과 방법이 불의해도 그 주도자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되고 평가되어 온 게 사실이다. 그 결과 권력의 희생양이 된 민초들의 삶과 억울하게 당한 소수의 진실은 왜곡되고 억압되며 멸시를 받았다. 교회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도 교회 권력에 희생된 이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지구촌에는 여전히 권력의 희생양이 존재하지만,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들에서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인권 의식이 성장하고 있고, 권력의 횡포에 대한 제재와 감독은 물론, 사회 운동에 종사하는 이들과 함께 시민의식도 커 가고 있다. 따라서 전례력의 마지막에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선포하는 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세속의 실패 인물로 여겨지지만, 2천 년이 지난 오늘 그분의 가르침과 십자가 구원의 의미를 깨달은 이들의 신앙 고백으로 승리하신 왕이 되셨다. 섬김 받지 않고 섬기러 오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도, 이 믿음 잃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시간과 운명의 주인이시다. 시간은 어디로 흐르는지 아무도 모른다. 오직 그분만이 아신다. 이처럼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우리도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다. 이는 주님만이 아실 일이기에. 그러기에 기도하며 맡겨야만 할게다. 교회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한 주간을, 그분을 시간과 운명의 주인으로 다시 고백하자. 오늘이 바로 그 시작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 마지막 주를 ‘성서 주간’으로 정해, 우리가 일상에서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으며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하느님 말씀이 그리스도인 삶의 등불이기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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