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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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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04:25 조회수35 추천수2 반대(0)

작년 3월에 줌으로 하는 신앙특강을 할 수 있는지 제안을 받았습니다. 제가 신문사에 있을 때 기획했던 프로그램이라서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1년 정도 시간이 있었기에 올바른 가톨릭 신앙이라는 주제로 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1년 가까이 시간을 보내면서 부담이 되었습니다.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을 먹은 것처럼, 손이 닿지 않는 곳이 가려운 것처럼 불편했습니다. 지난 216일 강의에 앞서 뉴욕에서 함께 했던 부부가 달라스를 방문했습니다. 줌으로 하는 신앙특강에 함께 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부부는 팬데믹 때도 줌으로 하는 강의를 함께 했고,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컴퓨터와 모니터를 연결해 주었고, 강의 자료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강의 중에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강의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중에도 기꺼이 함께 해준 부부에게 감사드립니다.

 

강의 내용 중에 안다.’라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안다는 것은 3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기억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서 내어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교회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미사성제를 통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다고 말하는 상황 대부분은 기억하는 겁니다. 이름을 기억하고, 사건을 기억하고, 시간을 기억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문제해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표징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셨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이가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말씀하시면서 죽어야 할 여인을 살려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들을 고쳐주셨습니다. ‘나병환자, 중풍병자, 앉은뱅이, 소경, 듣지 못하는 사람, 열병환자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이렇게 아픈 사람들은 본인이나, 조상이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묶인 이를 풀어주고, 갇힌 이에게 자유를 주고, 절망 중인 이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에파타(열려라.)’입니다.

 

세 번째는 믿음입니다. 신앙인들은 알기 위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위해서 아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지성과 이성은 무한하신 하느님을 알기에는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살던 분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은 우리에게 풍요로움을 주고, 삶을 윤택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아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믿음이 없는 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믿음이 없는 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을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믿음이 없는 으로 인종차별을 하였고, 전쟁과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는 것을 믿음으로 승화시키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하려는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을 비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믿음을 요구하셨습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기억을 넘어, 문제해결을 넘어 영원한 생명을 주는 믿음으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 아버지의 뜻이 무엇일까요? 아버지의 뜻 도덕과 정의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합니다. 선한 삶이란 무엇일까요? 플라톤은 정의로운 국가를 이야기했고, 공자는 인의(仁義)’를 강조했습니다. 결국 모두가 말하는 것은 선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세상, 바로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족 안에서, 직장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더 따뜻한 말 한마디, 더 너그러운 이해가 있을 때, 우리는 하늘의 뜻을 땅에서도 이루는 것이 됩니다. 아버지의 뜻은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기도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작은 행동들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가정, 우리의 공동체, 그리고 이 사회가 조금씩 변화될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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