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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참된 제자의 삶 “값싼 은총, 평화, 영적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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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24 조회수73 추천수4 반대(0) 신고

2025.5.24.부활 제5주간 토요일                                                                  

 

사도16,1-10 요한15,18-21

 

 

참된 제자의 삶

“값싼 은총, 평화, 영적승리는 없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시편117,1)

 

어제는 “서로 사랑하여라”는 주제로 강론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세상의 반응은 신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고 때로 적대적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에 대한 세상의 증오를, 미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빛의 승리, 진리의 승리, 영적 승리, 파스카의 승리를 말하지만 결코 값싼 승리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이 우리의 영적전의를 새롭게 합니다.

 

“세상이 너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를 미워하는 것이다.”

 

세상에 동화될 수 없음은 주님을 따르는 참된 제자들의 너무나 자연스런 영적본능입니다. 세상을 성화하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의 삶인지 깨닫게 됩니다. 빛을 거부하는 세속의 어둠이요, 진리를 거부하는 세속의 거짓입니다. 교회가 부와 세속화로 세상에 동화되어 타락하고 부패해 갈 때 교회의 개혁은 늘 부유함에서 가난을, 세속화에서 사막의 고독과 침묵을 추구함으로 시작되곤 했습니다. 

 

세상에 동화되어 속화되기는 쉬워도 세상의 빛이, 세상의 소금이 되어 세상을 정화하고 성화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참된 제자들의 공동체 교회라면 세상을 정화하고 성화하는 빛이, 소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과의 일치와 더불어 빛과 소금으로서의 삶입니다. 주님은 다시 세상 무지한 이들의 “박해도 각오하라”며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내가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 말도 지킬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박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소리없이 스며들어 부패하게 하는 부와 세속화입니다. 자본주의에 기인한 물질만능주의, 실용주의, 상대주의, 소비주의 그리고 온갖 이념및 우상들이 우리를 눈멀게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을 잊게 하며 공동체를 내적으로 분열과 부패의 세속화로 이끕니다. 말그대로 세상의 빛이, 세상의 소금이 되지 못함으로 인한, 예언적 기능 상실로 인한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참으로 안으로부터의 소리없는 적이 밖의 박해보다 더 치명적입니다. 

 

이제 간교하고 교활한 악마들은 밖에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부와 권력을 추구하게 함으로 세속화로 이끌고 내적 분열과 부패에로 유도합니다.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습니다. 참으로 깨어 회개와 더불어 자발적 선택의 가난과 고독, 친교와 거룩한 삶이, 그리하여 주님의 참 제자로서 세상의 빛이, 세상의 소금이 되어 살아야 할 절박한 시점입니다. 

 

이를 노래한 오래전 두편의 자작시가 시공을 초월하여 본연의 참된 제자직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게 합니다. 

 

“자리 탓하지 말자

 그 어디든 뿌리 내리면 거기가 제자리다

 하늘만 볼 수 있으면 된다

 회색빛 죽음의 벽돌들 

 그 좁은 틈바구니 집요히 뿌리 내린

 연보랏빛 제비꽃들!

 눈물겹도록 고맙다

 죽음보다 강한 생명이요 샘솟는 기쁨이다

 절망은 없다”<2001.4.18.>

 

<제비꽃>에 이어 이어지는 <하늘길>이라는 시인데 대상이 된 굽이굽이 굽은 소나무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참 많이도 굽었다

 하늘빛 찾아가는 가는 길

 순탄대로 곧은 길만은 아니다

 첩첩의 장애물 좁은 틈바구니 하늘빛 찾아

 이리저리 빠져나가다 보니

 참 많이도 굽었다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다

 거룩한 가난이요 아름다움이다

 살아 있음이 찬미와 감사다

 하늘빛 가득 담은 

 소나무야!”<2001.4.21.>

 

굽이굽이 굽은 소나무는 인고의 세월, 한결같이 성령의 인도따라 영적승리의 삶을 살았던 끈질긴 생명력의 모든 성인성녀들의 내면의 삶을 상징합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2차 선교여행에 오른 바오로 사도의 삶이 그러합니다. 사도 바오로를 굽이굽이 인도했던 성령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몇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성령께서 아시아에 말씀을 전하는 것을 막으셨으므로... 예수님의 영이 허락하지 않으셨다...어느 날 밤 바오로가 환시를 보았다.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오로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마침내 성령은 바오로 사도의 주도로 결정된 온갖 방향을 차단하고 유럽으로 가는 길만을 남겨 놓은 것입니다. 바오로는 물론 믿는 이들 모두의 삶에 우연은 없고 굽이굽이 하늘길 가는 여정에 늘 함께 하신 주님의 성령임을 깨닫습니다. 

 

유형무형의 온갖 박해와 악마와 우상의 다양한 분열과 부패, 부와 세속화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주님의 은총과 더불어 깨어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성령의 인도 따라 자발적 분투의 노력을 다함으로 영적승리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주님의 사랑 우리 위에 굳건하고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시편117,2).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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