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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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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24 조회수78 추천수2 반대(0) 신고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요한 15,18-21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남에게 절대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 독립적인 사람일까요? 아니면 남에게 의지할 줄 아는 사람이 독립적인 사람일까요? 우리는 보통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 독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남에게 의지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독립적이라고 합니다. 내가 부족해도, 실수하거나 잘못해도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며 도와줄 이가 있음을 믿으면 필요한 경우 그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존재 덕분에 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유를 지니기에 그 여유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집중하여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힘이 되지요. 그러니 다음 번에 비슷한 상황이 닥쳐오면 더 큰 자신감을 갖고 더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약한 사람 취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부딪히고 헤쳐나갈 생각을 해야지 왜 계신지 안계신지 조차 확실치 않은 존재에게 기대냐는 겁니다. 그 나약함이 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아서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본인은 자기 자신을 믿는다고 자랑처럼 이야기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그런 이의 모습이 더 독립적인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다른 이와 관계를 맺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아야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요. 또한 삶이라는 건 절대 내 뜻과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기에, 그 모든 걸 다 대비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 힘에만 기대기보다는 주님께서 여러 사람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주시는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일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따르라고 하십니다. 우리를 구원과 완성으로 이끄시는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힘으로 살아보겠다고 계속해서 고집을 부릴수록 점점 더 세상이라는, 물질이라는 제약에 강하게 속박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세상에 속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나를 구원받을 사람으로 뽑아주신 주님의 사랑과 자비에 감사하며, 그분께 뽑힌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세상과 분명하게 구분될수록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점점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에 다가가는 과정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세상은 자기들과 다른 존재를 미워하고 질투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은 욕망과 집착에 사로잡혀 멸망을 향해 나아가는데, 우리만 하느님 나라에 가까워지는 걸 가만히 두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유혹으로 회유하고 때로는 핍박으로 협박하며 기를 쓰고 우리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걸 방해하려고 들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며 힘을 주시니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내가 주님의 뜻을 따르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시련이 심하다는 건 곧 내가 그만큼 하느님 나라에, 구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니, 오히려 기뻐하며 더 힘을 내야겠지요. 우리는 세상에서 뽑혀서 천국에 심어질, 거기서 풍성한 열매를 맺을 주님의 밀싹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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