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양승국 신부님_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 작고 겸손한 사람들을 위한 승리의 찬가, 마니피캇!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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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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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5-31 | 조회수40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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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신 나자렛의 마리아는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 곧 엘리사벳의 고향 아인카림으로 떠나셨습니다. ‘서둘러’ 라는 표현이 제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여기서 서둘러라는 표현은 ‘황급히’, ‘쫓기듯’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이런 의미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재빠르게’, ‘기쁘게 설레는 마음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이런 의미가 담겨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당신 태중에 모신 성모님께서는 이 기쁜 소식을 사촌 엘리사벳에게 빨리 전해야겠다는 일념에 그리 서두르셨을 것입니다. 주님과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항상 바쁩니다. 절대 게으르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오신 주님, 온몸으로 체험한 주님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걷거나 뛰어다니지 않고 날아다닙니다. 살짝 철이 든 저는 요즘 정말이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좋으신 주님의 자비와 크신 사랑을 이웃들에게 말씀과 행동으로 전하기 위해 항상 서두릅니다. 더구나 나이는 점점 들어가지, 움직일 수 있는 세월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서두르게 됩니다. 하루를 열흘, 혹은 한 달처럼 그렇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하루 하루 산더미처럼 많은 일들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바쁘게 돌아가다보니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지만, 사목자로서 얼마나 보람이 큰지 모릅니다. 아마도 성모님의 한 평생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너그러우셨던 성모님께서 저녁 식탁을 준비하시면서 절대 3인분만 준비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길 건너 엄마 잃고 쫄쫄 굶는 고아들, 마을 노인정에 우르르 몰려있는 어르신들, 성 밖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나병 환자들...해서 늘 30명, 50명분 식사를 준비하셨을 것입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 집에 발을 들여 놓자 마자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그에 대한 응답으로 마리아는 그 유명한 당신의 18번곡 마니피캇을 힘차게 노래합니다. 노래 한 구절 한 구절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을 향한 주님의 크신 자비를 알게 합니다. 마리아의 한없는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니피캇을 교만한 자들, 그릇된 지도자들, 나눌 줄 모르는 부자들에게는 철퇴 같은 노래요,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 작고 겸손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위로와 기쁨을 주는 승리의 찬가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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