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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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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13 조회수75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 마태 5,27-32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의로움을 능가할 수 있는 두번째 방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간음해서는 안된다”는 계명을 예로 드시면서, 실제로 다른 사람과 육체적으로 간음을 저질러야만 죄가 아니라, 성적인 욕망을 품고 이성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이성을 아껴주고 사랑해야 할 동반자로 여겨 존중하지 않고 그저 내 성적 욕망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드는 천박한 마음 자체가 죄라고 하십니다. 이에 대해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지요.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야고 1,15)

 

그렇기에 우리가 삼가야 할 것은 육체적인 행위가 아니라, 쾌락에 눈이 멀어 비뚤어진 욕망 그 자체입니다. 이에 대해 음란한 욕망을 행동으로만 옮기지 않으면 문제 없는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이미 문제가 시작된 것이지요. 음란한 욕망은 일단 내 마음에 자리잡고 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한 마디로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겁니다. 오직 성적인 쾌락만이 나를 제대로 만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습니다. 배고픔이 심해 ‘식욕’이 커지면 오직 ‘먹는 일’만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여겨 다른 행복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마음 속에서 성적인 욕망이 커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방심한 사이 세상의 여러가지 유혹에 휘둘려 이미 그 욕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면, 내 신체 일부를 잘라내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결단으로 잘못된 성적 욕망을 뿌리째 뽑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간음하지 말아야지’, ‘선은 넘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하는 정도로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에 가까워질수록 잘못된 성적 욕망은 나의 통제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날뛸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의지를 거슬러 행동으로 표출됨으로써 죄악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성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라고 하십니다. 이른 바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인간적인 욕망으로 이성을 바라보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방을 내 쾌락을 채워줄 수단으로 ‘대상화’하지 않고, 나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해줘야 할 이웃이자 형제로 여겨 존중하게 됩니다. 배우자를 바라볼 때에도 그의 어떤 점이 내 성향과 안맞거나 내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헤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나의 장점으로 그의 허물과 부족함마저 품어안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성적인 욕망을 끊어내라고 가르치신 다음, ‘이혼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나의 이익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성을 이용하려 들고, 제 뜻대로 안되면 ‘이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그와의 관계를 끊어버리려 드는 것은 간음과 다를 바 없는 큰 죄라는 것입니다. 나와 그 사람을 서로 다르게 창조하시고, 사랑으로 일치하게 만드신 하느님의 뜻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자신의 장점으로 상대방의 부족함을 채워 모두 함께 당신을 닮은 완전한 존재로 변화되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마음 속에서 잘못된 성적 욕망을 걷어내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면, 부족하고 약한 나라도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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