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주님은 영원한 안식처이다 “온유와 겸손의 배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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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신앙생활은 멍에도 아니고 의무도 아니고, ‘기쁨’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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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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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7:44 | 조회수54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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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17.연중 제15주간 목요일
탈출3,13-20 마태11,28-30
주님은 영원한 안식처이다 “온유와 겸손의 배움과 습관화, 무지의 병의 치유”
“주여, 당신은 대대로 저희의 안식처가 되시었나이다.
산들이 생기기 전에, 땅이며 누리가 나기도 훨씬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당신은 하느님이십니다.”(시편90,1-2)
참 많은 사람들이 무지의 어리석음으로, 탐욕으로 인해 자초한 불필요한 무거운 짐을 지고, 축제인생이 아닌 고해인생을 살아갑니다. 사랑의 기도로 날로 지혜롭고 겸손해져 거품이나 환상이 걷힌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짐은 날로 가벼워져 자유롭고 홀가분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맑은 존재의 기쁨을 살 수 있습니다. 이래서 날마다 영원 안식처인 주님의 초대에 응답해야 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인 주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이에 앞서 한가지 물음을 던집니다. 제가 예전 자주 피정자들에게 던졌던 물음입니다.
“삶은 선물입니까? 짐입니까? 남편은, 아내는, 자녀는, 이웃 형제자매는, 나는 선물입니까? 짐입니까?”
웃기만 할 뿐 선뜻 대답을 못합니다. 둘 다 이기 때문입니다. 선물도 되고 짐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선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짐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명확합니다. 기도와 사랑이 있을 때는 선물이지만 기도와 사랑이 사라지면 무거운 짐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 안에서 믿고 사랑하는 기도의 사람에게 주변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초대가 고맙기 한이 없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안식을 주겠다.”
시공을, 종파를, 국적, 인종, 문화 모두를 초월하여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고해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주님의 초대장입니다. 주님이 아니고는 누가 그 품에 다 안을 수 있겠는지요? 이래서 주님이 계신 교회를, 주님의 집인 여기 수도원을 주님의 평화가 목말라 끊임없이 찾는 사람들입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평생 계속된 고통과 시련에 휴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죽어야 고통도 끝나고 영원한 휴식입니다. 그러나 성인들은 그 고통의 시련의 와중에도 깊은 내적평화와 기쁨이 있었고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가 있었고 그리하여 선물같은 인생을 살았으니 바로 영원한 안식처인 주님 안에 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빛나는 모범이 오늘 탈출기의 모세입니다. 오늘 모세와 하느님의 대화를 보세요. 얼마나 진지하고 친밀한 관계인지요! 정말 모세는 주님과 늘 함께 살았던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은 모세에게 “나다(I AM)”인 주님의 이름을 밝혀주었고, 이어 조상들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요 오늘 지금 우리의 하느님이신 바로 역사의 하느님이심을 가르쳐 줍니다, 또 이어 소명에 관한 지침을 주시고 마침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해주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그러나 주님은 계명을 존중하고 철저히 지켜야 하는 순종의 삶을 누누이 강조하심으로 값싼 공짜 은총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는 모두에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값싼 공짜 평화도, 값싼 공짜 사랑도, 값싼 공짜 민주주의도 없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이래서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분투의 노력을, 진인사대천명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늘 초대하시는 주님을 통해 “나다(I AM)”인 주님의 모습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나는 너희를 위해 있다(I AM for you)”, “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I AM with you)” 우리를 향해 활짝 열려있는 존재 자체이신 분으로 계시됩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도 역시 값싼 공짜 은총은 없으니 부단한 배움과 훈련, 습관을 필요로 합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I AM meek and humble of heart)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불필요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주님의 멍에를 메고 예수님 성심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영원한 안식처이자 정주처요 피난처인 주님 안에서 평생 주님의 멍에를 메고 온유와 겸손을 배워야 비로소 안식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결코 값싼 공짜 안식이 아니라 내 탐욕의 짐을 내려놓고 주님을 따라 주님의 멍에를 메고 온유와 겸손의 치열한 훈련과 배움을 통한 열매가 안식의 평화입니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My yoke is easy, and my burden light)
성인들이 끊임없는 고통과 시련중에도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유쾌할 수 있었던 자유와 평화, 기쁨과 행복의 비결도 바로 여기 있음을 봅니다. 불편한 내 멍에와 무거운 내 짐은, 주님의 겸손과 온유를 배워가면서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감으로, 주님의 편한 멍에로 주님의 가벼운 짐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삶은 덧없이 늙어가는 노화의 여정이 아니라 날로 익어가는 성화의 여정이 되고, 덧없이 사라져가는 허무의 여정이 아니라 날로 채워지는 텅빈 충만의 여정이 되며, 또 쓸데 없는 것들로 채워가는 여정이 아니라 날로 버리고 비워가는 비움의 여정, 자유의 여정이 됨을 실감합니다. 또 날로 홀가분하고 고즈넉한 선물 인생을,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누릴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주님의 멍에를 메고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워가는 배움터이자 학교요, 우리는 졸업이 없는 평생학인으로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미사는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워감으로 무지의 병을 치유하는 치유의 학교입니다. 고맙게도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평생학인인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위로와 격려가 되고,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게 하며,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살게 합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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