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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신부님_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결박당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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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31 조회수53 추천수4 반대(0) 신고

 

한 위대한 성인(聖人)의 탄생은 그 시대를 향한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의 표시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지난 교회 역사를 뒤돌아보면, 교회나 사회가 큰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위대한 성인이 출현하였습니다.

산업화의 그늘에서 착취당하던 청소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시절, 청소년의 사도 동보스코가 등장했습니다. 교회가 부자들의 노리갯감으로 전락하던 시절,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등장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르틴 루터의 등장으로 인해 가톨릭 교회의 근간이 심각하게 흔들리던 시절, 하느님께서는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자, 진리의 투사요 옹호자로 유명한 성인을 보내주셨는데, 그분이 바로 이냐시오였습니다.

결정적 회심 이후 이냐시오가 보여준 결연한 의지는 놀랄 정도였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그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한 첫발을 내딪는데, 그 때 나이가 서른 셋이었습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의 조소를 받아가며 고등학교 과정을 밟았습니다. 한참 어린 동생들 사이에서도 그는 오로지 주님만 바라보며 향학열을 활활 불태웠습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이냐시오는 공동체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을 규합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는데, 그런 과정에서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단자로 취급되어 사람들에게 결박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결박당해도 좋습니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1540년 9월 27일 드디어 이냐시오가 간절히 고대했던 예수회에 대한 교황청으로부터의 인가가 정식으로 내려졌습니다. 예수회는 종래 수도회들과는 상당한 차별점을 보였습니다. 교황에게 특별 순명을 서약하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그분의 영적 왕국 건설을 위해 그 어떤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고 헌신하고 분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수많은 신자들이 보편 교회로부터 떨어져나가던 순간 이냐시오는 동료 수도자들과 분연히 일어나 가톨릭교회의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충직한 군사로서 실추되고 분열된 교회의 위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분골쇄신했습니다.

예수회 초대 총장으로서 이냐시오는 참으로 겸손했습니다. 수도회 인가가 난 직후 겸손한 마음으로 총장직을 사퇴하려 했지만, 교황의 간절한 당부로 15년 세월 동안 그 고통스러운 자리에 앉아 회원들을 양성했습니다.

이냐시오의 생활은 지극히 검소했습니다. 아주 간단하고 소박한 음식에 만족했습니다. 어떤 때 그는 몇 개의 구운 밤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습니다. 그는 이웃들에게는 관대했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했습니다. 그의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무실 책상 위에는 성경과 준주성범을 비롯한 몇 권의 책만이 놓여있었습니다. 과중한 사목으로 인해 하루 수면 시간은 서너 시간에 불과했습니다.

그의 이름 이냐시오는 활활 타오르는 불이라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이름처럼 그는 자신의 내면에 주님을 향한 사랑의 불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자신 안에 간직한 그 불길을 냉담한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이냐시오의 생애를 잘 요약하는 성경 구절을 소개한다면 이렇습니다. “나는 세상의 불을 지르러 왔습니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루카 12,49)

“나는 30년 동안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하여 한번 마음 먹은 결심을 결코 뒤로 미룬 적이 없습니다.”(이냐시오 데 로욜라)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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