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PBC]6월27일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독서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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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한구 | 작성일1999-06-26 | 조회수2,89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99년 6월 27일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1. 독서묵상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던 시절 엘리사는 북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던 예언자였죠. 엘리사는 스승 엘리야의 뒤를 이어 가난하고 억압받던 백성들을 위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였는데요. 밖으로는 시리아의 공격을 받고 나라 안으로는 정권을 잡으려는 수많은 음모와 혁명이 일어나던 시절 엘리사는 죄없이 희생되는 많은 가난한 백성들의 편에서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엘리사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예언활동을 하는 동안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을 텐데요. 오늘 독서 말씀은 언제나 나그네처럼 돌아 다니는 엘리사 예언자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물질적으로 후원하던 수넴 여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수넴 여인은 비록 이방 여인이었지만 거룩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수넴여인은 긴 여행에 지친 엘리사에게 따뜻한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했고 엘리사가 언제나 쉬어갈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 줍니다. 새들도 둥지가 있고 여우도 자기 굴이 있지만 머리 누일 곳조차 없는 떠돌이 예언자들, 이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절망에 빠진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수넴 여인과 같이 정신적 물질적으로 하느님의 사람을 돕는 후원자의 도움은 절대적인 것이었을 것입니다. 수넴여인은 거룩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기에 행복한 여인이었습니다. 비록 나라에서는 반역자로 낙인찍히고 도망다니는 생활을 하는 신세였을지도 모르는 예언자들을 알아보고 그들을 돕는 일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주님의 일을 하는 거룩한 사람을 알아보고 도움을 준 수넴 여인에게 하느님께서는 넘치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2. 복음 묵상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당부 말씀이십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예수님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라는 부르심을 받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부모님도 자녀들도 떠나야 한다면 예수님은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지 않으십니까. 그러나 예수님이 떠나야 한다고 보신 가족관계란 사실 이런 것입니다. 당시 대가족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엄격한 상하관계가 존재했었죠. 모든 힘과 권력을 가진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있었고 아무 힘도 권리도 없었던 어린이들과 며느리가 한집에 모여 살았습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환영받고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대접을 받는 그런 나라죠. 하느님 나라에서는 권력의 남용이란 없는 나라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혈연중심의 가족을 떠나라는 말씀은 안락한 가정이라는 얼굴 뒷켠에 있는 가족간의 불평등과 폭력을 없애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부모와 자녀를 떠나 새로운 가족을 만나라는 말씀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가족 공동체를 사랑과 정의가 실천되고 가족 모두가 평등하게 대접받는 그런 곳으로 만들어가라는 초대의 말씀으로 들려 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파견되는 사도들의 사명은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고 귀하게 대접 받는 사랑과 정의가 숨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제자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희생하는 그런 일을 해서는 안되었습니다. 평등한 공동체를 위해 자기 십자가를 스스로 지고 가는 사람들, 자기 목숨을 잃음으로써 진정 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그런 공동체를 이룩할 사명을 부여 받았습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된 사람들, 그들을 무시하거나 박대하지 않고 냉수한잔이라도 대접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큰 상을 내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고 작은 사람으로 우리 곁에 찾아오시는 예수님과 제자들. 우리들은 이런 제자들이 되어야하는 사명과 함께 이런 제자들을 알아보는 눈을 키워나갈 사명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제가 만나는 가장 힘없는 사람들, 가장 약한 사람들을 위해 시원한 물한잔 대접하는 하루를 지낼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 제일 먼저, 함께 잠자고 먹고 마시고 친밀함을 나누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는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을 수 있는 너그로움을 주십시오. 자녀들이 스스로 타고난 모습대로 자라날 수 있도록 보호받게 해주시고 가정 속에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사랑을 배울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래서 가정에서 배운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할 수 있는 하느님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어만 가는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아이들과 아내와 노인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예수님 오늘 저희가 만나는 이웃과 직장의 동료들을 경쟁상대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친구로 받아들이게 해 주십시오. 서로의 행복과 성숙을 위해 서로 돕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싶습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 오시는 예수님 저희들이 눈과 마음을 열고 우리들에게 찾아오시는 거룩하신 분을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찾아오지만 거룩하신 분, 거룩하신 분을 알아보고 그분을 대접함으로써 저희들도 당신의 제자가 되는 기쁨을누리게 하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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