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롯의 아내] (32/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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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11-11 | 조회수3,300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롯의 아내> 지혜 13,1-9; 루가 17,26-37
세상 끝날이 어떨 것인지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들을 당혹스럽게 만듭니
다. 어제 복음에서는 다가오는 하느님의 나라, 그 영광의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
서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니, 바로 이어지는 오늘 복음의 말씀을 통
해서는 마치 그 날이 심판날인 듯이 참혹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
을 들려주십니다.
사실 우리들은 그 날이 세상에 대한 심판날이며,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될 날이
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어느 때 불쑥 찾아올지 모르는 그 날이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이 온 천하에 널리 알려지고, 하느님의 그 영광에 기쁜 마음으로 참
여하기 위해서 늘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 날의 참혹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시는 예수님께서는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때의 일을 예로 들면서, 그 날과 그 사건이 순식간에 일어날 것임
을 거듭거듭 강조해 주십니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간 그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
가들고 시집가고 했던 사람들이 홍수에 휩쓸려 모두 멸망했다고 말씀하시지만,
그런 상황들은 사람들이 살면서 일상적으로 행하는 아주 평범한 일들이었습니다.
또한 롯이 소돔 땅을 떠난 글 날까지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 짓고 했던
사람들에게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려 그들이 모두 멸망했다고 말씀하시
지만, 그런 상황들 역시 모든 사람들이 행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언제 다가올지도 모르는 그 날을 위해서 지금부터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두려움에 떨면서 기도만으로 연명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 이유를 저는 오늘 말씀 가운데서 [롯의 아내를 생각해
보아라](루가 17,32) 라는 구절에서 찾아봅니다. 롯의 아내, 그는 의인이었던 남
편 롯과 함께 멸망할 도시를 탈출하면서 뒤를 돌아다보지 말라는 천사의 말을 어
기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소금 기둥으로 변해버렸던 비련의 여인이었습니다. 성서
학자들은 그녀가 쾌락과 환락의 도시에서의 환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미련 때문
에 말씀을 어겼다가 그런 꼴을 당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해 주고 있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들이 내려야할 결론은 분명해 집니다. 세상에 살
면서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상적인 일들을 하는 것이 불필요한 것이 아
니라, 세상의 그릇된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혹은 그릇된 욕망을 채우려는 정당하
지 못한 야심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구하지 않을뿐더러 자기 밥그릇만을 채우기
위해서 고심한다면, 롯의 아내가 당했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리실 것입니다](33절).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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