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받는것도괴로워ㅠ.ㅠ[세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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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곽정애 | 작성일2000-01-07 | 조회수2,27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소화수녀의 홈페이지에서 발췌(http://www.netian.com/~nd7474) 이런 말하면 고리타분하달지도 모르겠지만 날이 갈수록 느끼는 것이 옛말이 그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왜냐! 옛말에 미운 뭐는 떡 하나 더 주고 이쁜 뭐에게는 매 한 대 더 준다는 말이 있잖은가!
우리 반 35명 중에서 학급에 무슨 일을 해야 할 경우에 내가 누구를 시키는가 어떤 때 기억해 보면 정말 믿을 만하고 성실히 할 학생을 시키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정말 몇 명안에서 시키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얘는 시키면 대답만 하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몇 번의 실패 끝에 깨닫게 되면 처음엔 닥달을 하고 타이르다가도 잔소리 하는 것에 나 스스로 지쳐서 그만두고 그냥 잘 하는 아이를 시키게 된다. 특히 청소 지도는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진짜 이쁘게 하는 아이들도 많다. 야단칠 때도 그렇다. 야단을 들어서 고치겠다 싶으면 야단을 치는데 어떤 아이가 절대로 안고치면 (이것도 실패 끝에 깨닫게 되는데..) 그 문제를 되도록 직접적으로 부딪히지 않도록 노력하게 된다. 결론은 그러다 보니 마음속으로 정말 아끼면서도 야단을 치게 되고 잔소리를 하게 되더라 이건데 -------- 하여간 지금 스스로 속으로 곱아보면 올해 1년간 나에게 야단 한번도 안들은 아이보다 맨날 걸린 아이가 더 사랑스럽다 이거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인 것은 확실하다. 근데 이 말을 조종례 시간에 아이들에게 터놓고 하면 "수녀님, 사랑받는 것도 괴로워요."하고는 또 좋아서 헤헤^.^ 거린다. 으이그(!.!) ... 내가 니들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이 내 맘 좀 알아주이소 아그들아....
오늘 성서 말씀에 찐한 하느님의 고백이 있다.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예수 위에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시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말씀이 선포된다. 이 말씀이 하고 싶으셔서 안달을 하시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공적인 활동을 시작하시는 이 시점에 벌써 해 버리셨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들이니 그렇다치더라도 우리는 어떤가. 우리에게 그 말씀을 해주실까? 이리 미운 짓을 많이 했는데?
내가 칭찬할 꺼리를 찾아 "잘했다"하고 말할 기회를 찾는 것처럼 하느님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시겠지! 옆에 떨어진 휴지를 안 줍던 녀석이 휴지 한 번 줍는 걸 보게 되면 그때를 놓칠세라 기뻐하는 내 모습처럼 말이다.
아이들에게 편지라도 써야겠다. "내 사랑하는 누구. 내 맘에 드는 누구에게"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하느님 저 이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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