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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마의 노래, 인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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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0-01-20 조회수2,604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서말씀 : 사무엘 상권 18장

 

묵상 :

 

 오늘의 제1독서인 사무엘 상권 18장에서 사울은 마음의 평화를 잃는다. 이길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거인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다윗이 승리했다. 마땅히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기쁨 속에서 축제를 지내야 할 순간이 여인들이 주고 받은 노래 한마디에 무참히 깨진다.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네." 사울의 마음속엔 질투와 함께 다윗에게 왕의 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고 그 두려움은 분노로 연결된다.

 

 사울의 입장에서 보면 여인들의 그 노래는 ’악마의 노래’였을 것 같다. 만일 여인들이 "하느님은 우리를 지키셨네. 다윗에게 힘을 부어 사울왕을 도우셨네"라고 노래했다면 사울의 마음속엔 질투나 두려움대신 하느님을 향한 감사와 다윗에 대한 사랑과 일치가 자리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 노래는 단지 "인간의 노래"에 지나지 않는다. 눈으로 본 사실을 사실대로 읊은 노래, 두 사람의 비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모르는 평범한 여인들이 무심코 부른 "모자라고 부족한 노래"일 뿐이다. 문제를 일으킨 책임은 오히려 사울 자신의 소심함과 권력욕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인간의 모자라고 부족함이 ’악마’의 소행이 아니라면 그 노래는 단지 "인간의 노래"일 뿐이며 더 나아가서 사울의 소심함과 권력욕도 역시 인간의 부족함 밖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을 비교하는 여인들의 노래가 누가 만든 노래이든 우리는 세상에 나서 죽는 날까지 우리 스스로 만든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과 비교되며 살고, 쉴새 없이 비교해 가며 사는 것 같다.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부터 시작하여 생김새, 힘, 재산, 지위, 권력 등등…

 

 그런데 사울은 바로 그런 비교에 의해서 평화를 잃고 분노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사울의 경우를 염려해서 누군가와 대화할 때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삼가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따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것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하게 바꾸는 것은 정말 끝이 없는 일일 것 같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비교 당할 때마다 남보다 못한 것에 항상 기분 나빠지고 분노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비교 당할 때 흥분하고 안하고는 ’누가 나를 누구와 비교하느냐’ 와 ’무엇을 가지고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잠시 시간을 내서 나를 흥분시키는 비교와 대상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내 스스로 비교의 굴레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 지 생각해 보아야 겠다

<좋은 자료나 의견을 가지신 분은 (email : kyong@ml.com)으로 연락바람니다.>

                          - 성서묵상 나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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