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는 밥(연중 19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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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0-08-13 | 조회수2,323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2000, 8, 13 연중 제19주일 복음 묵상
요한 6,41-51 (생명의 빵)
그 때에 유다인들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못마땅해서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니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부모도 우리가 다 알고 있는 터인데 자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니 말이 되는가?"
그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이 그렇게 못마땅하냐?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내게 오는 사람은 마지막날에 내가 살릴 것이다. 예언서에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누구든지 아버지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는 사람은 나에게로 온다.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를 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이밖에는 아버지를 본 사람이 없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의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다 죽었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묵상>
사람은 살기 위해서 밥을 먹습니다. 사람은 밥을 먹기 때문에 생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밥은 생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됩니다. 차라리 밥이 생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밥이 있습니다. 입으로 먹는 밥이 있습니다. 몸의 생명을 가꾸고 이어주는 밥입니다. 말 그대로 밥입니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는 밥이 있습니다. 사람이 개 돼지가 아니라, 사람답게 살도록 가꾸어주는 밥입니다. 사랑, 믿음, 자유, 나눔, 섬김, 화해, 평화, 일치.....가 이 밥입니다.
밥을 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어야만 하는 밥의 소중함을 압니다. 그러나 입으로 먹는 밥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서로 많이 먹겠다고 싸웁니다. 서로 잡아 먹으려고 난리입니다. 생명인 밥을 놓고 싸우다고 서로 멱살을 잡고 죽음의 구렁텅이로 떨어집니다.
밥은 결코 죽음을 주지 않습니다.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밥 때문에 사람은 생명이 아니라 죽음의 길로 들어섭니다. 자기 탓 없이 생명의 밥이 죽음의 밥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이 사람답지 않을 때,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일 따름입니다. 입으로 먹는 밥 때문에 마음으로 먹는 밥을 잊어버린 사람은 사람답지 않습니다. 겉은 사람이지만 이미 속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이 구원입니다. 구원을 주시고자 예수님께서 오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으로... 생명의 빵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으로...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으로....
입으로 먹어야 하는 밥의 노예가 되어 사람답기를 포기한 사람들을 깨우시려고... 마음으로, 가슴으로 먹어야 하는 밥의 소중함을 일깨우시고, 그것을 주시려고... 그리하여 구원을 주시고자 오십니다.
예수님은 성체로, 당신의 삶과 죽음으로 구원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예수님을 먹습니다. 예수님처럼 변합니다. 나도 밥이 됩니다. 나를 먹으라고 내어놓습니다.
누군가 나를 바라봅니다. 누군가 나를 먹습니다. 누군가 나처럼 변합니다. 누군가 나처럼 밥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누군가 그 다음 누군가
아득히 머나먼 길이기에 선뜻 나서게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모했던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기꺼이 따라나서고자 합니다. 가다가 부딪히고 깨지고 넘어지겠지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요. 다시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이 시간 길을 떠납니다.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 나보다 먼저 밥이 되어 준 누군가와 함께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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